가야산 해인총림이 성철.혜암에 이어 불교계의 정신적인 지주이자 종단의 최고 어른인 종정을 다시 배출할 수 있을까. 해인사에서 이번에 또 종정이 나오게 되면 해인총림은 고암.성철.혜암.법전 종정에 이르기 까지 7대에 걸친 4인의 종정을 배출한 명문사찰임을 재확인하게 된다.
혜암 전 종정 열반후 새 종정 추대가 해인총림 방장인 법전(法傳.77) 스님과 화계사 조실인 숭산(崇山.75) 스님으로 압축되면서 해인사의 법맥이 조계종 종풍을 다시 이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지역 불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번 종정 추대는 또 조계종 양대산맥인 해인사 용성문중과 수덕사 덕숭문중간의 대립양상을 띠고 있어 더욱 귀추가 주목된다.
조계종은 지난 11일 총무원에서 종정추대회의를 열고 제11대 종정 후보로 법전.숭산.성수(性壽.황대선원 조실) 스님을 추천하고 오는 26.27일 이틀간 종정추대 회의를 다시 열기로 했다. 이같이 종정추대회의를 다시 열기로 한 것은 문중간 이견 때문이라는 것이 불교계 안팎의 시각이다.
불교계의 한 원로스님은 "종정추대를 일주일 앞둔 지금 종정 후보가 사실상 법전 스님과 숭산 스님으로 좁혀졌다"며 "성수 스님의 경우 근간 개인 선원에 머물면서 대중과 멀어진 것이 흠으로 작용, 대상에서 멀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법전 스님은 한국 불교의 전설로 남은 성철 스님의 '봉암사 결사'에 참가했으며 원로회의 의장인데다 조계종 최대 사찰인 해인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가장 유력한 종정 후보로 꼽혀왔다.
해외 포교활동과 제자인 외국인 승려 '현각'스님의 만행(卍行)으로 국내외의 지명도가 높은 숭산 스님도 현재 법전 스님에 비견되는 유일한 종정 후보이다. 용성(범어)문중과 함께 조계종의 양대산맥을 형성해 왔으면서도 한번도 종정을 배출하지 못한 덕숭 (금오)문중의 지지가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해인사의 독주에 대한 타문중의 반발도 적잖은 힘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해인사의 한 스님은 "종정은 교계의 지위나 산중어른으로서의 지위에 따라 추대되는 것이지, 세속의 유명세나 문중간 타협에 따라 좌우될 사안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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