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급조행사'봇물

입력 2002-03-16 15:02:00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농촌지역에 선거를 의식한 듯한 각종 행사와 모임이 잇따르면서 농촌일손을 빼앗고 선거 분위기도 점차 과열, 혼탁케 하고 있다.

성주에서는 13일부터 이틀간 지역 초·중·고교생과 일반 및 단체 등이 참여하는 제1회 국회의원배 군민친선 바둑대회가 갑자기 열렸으나 학생들의 참석이 없어 일반과 직장인만으로 대회를 치렀다.현직 도의원으로 대회를 주최한 김모 회장은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에서는 또 다음달 6, 7일쯤 모단체가 예정에 없던 제1회 국회의원기 축구대회를 열 예정이다.그러나 이미 성주에서는 지난 9, 10일 ㄱ축구회 주최로 회장기대회가 열린 만큼 바쁜 농사철에또다른 축구대회 개최는 무리라며 일부 축구팀에서는 불참을 결정했다.

이 대회를 주최한 단체의 회장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중이며 이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대회경비 상당액을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선거용 행사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

게다가 각종 윷놀이나동창회·띠별 모임에 선거 출마자들의 방문을 유도, 혼탁선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주의 한 축구팀 관계자는 좬선거를 앞둔 시점에 국회의원을 내세워 예정에 없던 행사를 여는 것은 선거용으로밖에볼 수 없다좭고 말했다.

영주와 봉화지역 경우 정월 대보름(2월26일)부터 마을단위나 단체별로 윷놀이나 각종 모임 및 선진지 견학·종친회 등이 부쩍 잦아졌다. 영주의 한 관변단체 회원들은 13일 강원도로 선진지 견학을 떠났으며 봉화에서는 윷놀이 대회가 성시를 이루고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이 초청되거나 돈이나 선물을 돌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군의 실·과·소장과 담당계장 및 읍·면·동장 등 2∼4명의 공무원들이 윷놀이 대회에 참석, 특정인을 위한 선거운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화읍의 한 마을 부녀회장은 좬올해는 지방선거 때문인지전통 민속놀이 행사가 더 많아졌고 출마 예정자들이 참석하거나 성의를 표시하기도 한다좭고 말했다.

경산에서도 출마 예정자들이 동창모임이나 계모임 등을 통한 선거운동에 뛰어 들었고 영덕에서는16일 오후 군수 출마 예정자인 오모씨와 주민 수백명이 참가한 가운데 영덕지역발전연구원 창립총회가 열리고 체육대회와 종친회 등 모임도 잇따르고 있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영주·봉화 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