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 발언후 반미고조

입력 2002-03-15 14:02:00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이어 미국 국방부가 핵공격 대상 7개국에 북한을 포함시키면서 최근 북한에선 반미(反美) 분위기가 고조되고 고등중학교(중고등학교) 졸업생들의 자원 입대가 확산되고 있다.

◇자원 입대 분위기 확산=북한방송들에 따르면 지난 10일 김일성광장에서 평양시 고등중학교 졸업생들이 인민군 입대를 탄원(자원)하는 행사를 갖는 등 최근 평양에서는 고등중학교 졸업생들의 군 입대 자원 행사가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도 평양시 선교구역과 만경대구역의 고등중학교 졸업반 학생들이 군입대 자원하는 모임이 있었다.

이와 함께 지난 1월7일 평양에서 열린 '청년전위들의 충성의 궐기대회' 행사에서도 "청년학생들은 '군대 제일주의'를 높이 들고 인민군대에 적극 탄원 입대할 것"을 강조하는 '호소문'이 채택됐다.

북한의 자원입대 분위기는 군대중시 사상을 전체 사회로 확산하기 위한 작업으로 군 복무 연한을 다 채운 제대자를 대거 사회로 진출시키면서 충원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또 2000년 말까지 순항하던 북미관계가 지난해부터 틀어지면서 미국에 대한 저항감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된 것도 올해 대대적인 군 입대 탄원의 배경이다.

북한 군 복무의 법적 근거는 사회주의 헌법(98.9.5 개정) 제86조로 "조국 보위는공민의 최대의 의무이며 명예"라고 명시돼 있다.

조선대백과사전은 "원수들로부터 조국을 굳건히 지키는 의무로서 나라의 독립과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옹호 고수하는 성스러운 사업"이라고 '조국보위의무'를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의 대내외 정세에 비춰볼 때 군 자원입대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징병제도 비교=북한은 체제 수호의 버팀목이 되고 있는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남한과 마찬가지로 의무병역제와 함께 자원 입대제를 실시하고 있다.

북한의 징집 대상 연령은 남한보다 낮아 남한이 19세때 병역의무 감당여부를 판정받기 위한 징병검사를 받고 있는 반면 북한의 징집연령은 17세부터이다.

북한군의 복무기간은 내각결정 148호(1958년)에 따라 육군 3년 6개월, 해.공군 4년으로 각각 규정되어 있으나 실제는 5~8년간이다.

그러나 탈북자들에 따르면 1993년 4월부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만 10년을 복무해야 제대할 수 있는 '10년복무연한제'를 실시하고 있다.

남한의 육군과 해병 26개월, 해군 28개월, 공군 30개월과 비교하면 북한의 복무기간이 훨씬 긴 편이다.

북한에서는 14세가 되면 징집대상자로 등록된 후 16세때 두차례의 예비 신체검사를 받으며 이 검사를 통과한 청년들은 대개 고등중학교 졸업과 동시에 입대한다.

여학생들도 고등중학교 졸업반이 되면 군입대를 자원할 수 있다. 지난 90년 중반이후 식량난 여파가 확산되면서 여자들의 군입대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조영창기자 cyc1@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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