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금고의 새출발

입력 2002-03-13 12:18:00

상호신용금고들이 이달초 상호저축은행(이하 저축은행)으로 일제히 간판을 바꿔 달고 서민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저축은행의 주요 영업 대상은 은행 문턱이 높다고 느끼는 서민들과 영세 상인들이다.저축은행 출범은 특히 기존 사채시장을 이용하던 사람들을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 들이는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저축은행의 가장 큰 장점은 서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다는 점이다. 은행예금보다 이자가연 1% 이상 높으며 대출 문턱은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는 저축은행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연 5.5% 안팎이며저축은행에 따라 0.5%의 가산 금리를 주는 곳도 있다. 저금리 시대 한 푼이라도 금리를 더 받고 싶은 이들로서는 매력적인 예치 수단이 아닐 수 없다.

대출 운용 부문에서 저축은행이 주력하고 있는 시장은 소액신용 및 일수 대출 시장이다. 200만원 이하의 소액신용대출의 경우 현재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취급하는 저축은행이 거의 없는 대신 서울지역 저축은행이 지역민을 상대로 일부 영업중인데 연리가 60~80%에 이를 만큼 높은데도 급전이 필요한 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형성되고 있다.

저축은행 직원이 출장을 나와 일수 형식으로 원리금을 받아 가는 일수대출의 경우 지역의 일부 저축은행이 운용중인데 연리 25% 내외로 기존 사채시장을 이용하던 상인고객들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늘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일반 담보대출 및 전문직 대상 대출 등 다양한 상품도 발매하고 있는데 금리는 상품 및 대출기간별로 9~16%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또 지난달 4일 금융결제원에 가입했고 이에 따라 은행과 비슷한 결제 기능을 갖추게 됐다. 이로 인해 전국 어디서나 입출금이 가능해졌으며 은행과의 송금 업무도 할 수 있게 됐다. 아직 이를 위한 시스템을 못갖춘 곳도 있지만 올해 안으로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이같은 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저축은행과 거래를 고려중인 고객들로서는 가장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안정성 여부다. 지난해 일부 상호신용금고가각종 게이트에 연루되거나 경영부실로 영업 정지된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121개(영업정지 6개 포함)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9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도 같은 기간(3천118억원)보다는 적자폭이 크게 줄어 들었다. 흑자를 낸 저축은행은 72개로 전년도에 비해 53개 늘어났다. 고정 이하 여신이 차지하는 부실채권비율은 23.5%로 은행권 3.4%보다 여전히높은 편이다.

은행에 비해 경영여건이 좋지는 않지만 최근 경영상태가 호전되고 있는데다 은행과 동일한 예금 보호를받고 있기 때문에, 분산 예치만 잘 한다면 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닌 듯하다.

퇴출과 자발적 합병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현재 대구.경북지역에는 조일.유니온.대백(이상 대구),구미.오성(이상 구미), 김천.김천제일(이상 김천), 경북(옛 한우리금고).대아.삼일(이상 포항), 대송(옛 안동금고),대원 등 12개의 저축은행이 영업중이다.

이 가운데 조일과 한우리는 각각 5개의 영업점을, 대아는 2개의 영업점을 갖고 있다. 이들 12개 저축은행의 총 수신고는 1조1651억원이며 총 여신은 8천473억원에 이른다.

조일저축은행 송정섭 회장은 "역내 저축은행들은 영세 상공인과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 금융에 중점을 두는 지역밀착형 서민금융기관"이라며 "이자 높고 대출 간편한 역내 저축은행들을 많이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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