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콘텐츠 공모 지역업체 참여 저조

입력 2002-03-12 15:30:00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재)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시행하는 2002년도 제1차 문화원형 관련 디지털콘텐츠개발 공모사업에 지역 업체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져 미래의 핵심산업중 하나로 꼽히는 CT(문화공학)에 대한 지역관련기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책이 요구된다.

이달 초 접수 마감된 이번 공모에는 지역에서 (주)KOG와 (주)예그린, (주)민커뮤니케이션이 컨소시엄을 구성, '잊혀진 대구의 역사를 찾아서'를 주제로 지원했을 뿐 다른 업체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애니메이션, 음악, 출판, 전자책, 만화 캐릭터, 방송영상, 모바일, 인터넷 콘텐츠를 비롯한 디지털 신기술(CT)을 활용,우리문화 원형의 산업적 활용을 목적으로 한 이번 개발 공모는 당선될 경우 최고 5억원까지 총제작비의 80%가 지원되기 때문에 관련 업체로선 눈독을 들일만한 대형 프로젝트다.

그러나 지역의 모 캐릭터 전문업체가 제안서를 준비하다 포기한 것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 관련 업체들은 '남의 일'로 여기는 실정이다.

지역 벤처기업인들은 "사실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 CT 관련 벤처들은 이번 공모에 당선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하지만 한달 남짓한 준비기간 동안 혼자힘으로 제대로 된 제안서를 완성할 수 있는 지역벤처는드물기 때문에 그저 속만 끓일 뿐"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변변한 후원자 하나 없는 지역의 소규모 벤처가 아무리 괜찮은 아이템을 제안한다고 해도 쟁쟁한 로비력으로 무장한 수도권의 기업들을 제치고 당선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자포자기도 무관심의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원 (주)KOG 대표는 "내년 세계적인 U대회를 앞두고 있지만 대구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제대로 된 첨단 문화상품이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기다가 이번 공모에 참여하게 됐다"며 "3차원 그래픽과 물리엔진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우수한 인력과 역사 전문가들의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만큼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잊혀진 대구의 역사를 찾아서'는 3차원 그래픽 기술을 활용해 비산동 고분군, 대구읍성, 약령시장 등 대구전통 문화유적의 원형을 사이버상에 구현하고, 이를 최첨단 물리엔진 기술이 적용된 '마차' '자동차' '미래형 차' 등을 선택해 가상체험하고 게임까지 즐길 수 있는 PC 패키지 게임이다.

대구를 찾은 외국인 또는 외지인에게 대구의 문화를 게임을 통해 쉽게 이해시킬 수 있고, 첨단 대구의 이미지까지 알릴 수 있는 기념품이 될 수 있다. 또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교육적 요소가 가미되기 때문에 교육용 게임으로도 활용도가 높다.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파격적인 조건의 국책사업에 지역 벤처들의 적극성이 부족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업체들이 자신감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각종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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