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로쇠물 불법채취 많다"

입력 2002-03-12 00:00:00

◈영양지역 투서 잇따라

고로쇠 수액이 봄철 건강음료로 인기를 끌면서 이를 둘러싸고 영양지역에 각종 루머와 투서가 나도는 등 '물 싸움' 조짐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영양경찰서는 11일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고로쇠 수액 채취업체의 향응 제공과 지원받은 정책자금의 유용, 불법 채취 등 문제가 있다는 정보에 따라 군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넘겨받아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ㄱ영농법인이 공장을 설립하면서 지원받은 정책자금을 전남 및 대구지역의 건설업체에 공사 대금으로 지불하지 않고 생산된 고로쇠 수액을 대부분 외상 대금 변제로 유통시키고 있다는 정보에 따라 대구 전남지역의 시설·자재 공급업체에 대한 조사도 벌여 외상공사 및 공사대금 결제 영수증의 진위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경찰은 또 최근 무허가 불법 채취가 극성을 부린다는 투서에 따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일월면 용화리를 비롯, 일부에서의 불법 채취현장을 적발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영양지역에는 그동안 생산과 유통업체간 잡음의 원인이 된 물 공급과 관련해 '생산된 수액의 50%를 지역 유통업체에 공급키로 했으나 생산업체는 외상공사 대금명목으로 건설업자에게 물을 우선 공급하는 바람에 계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았었다.

ㄱ영농법인은 지난해 3월 융자금을 포함, 1억2천여만원을 들여 저온 저장고와 수액 포장시스템을 갖춘 공장을 설립, 자체적으로 채취한 8만ℓ와 인근 청송·영해·영덕 등지에서 채취된 수액 8만ℓ를 수집해 포장·유통해오고 있다.

ㄱ영농법인 대표 임모씨는 "지역 모유통업체와 물공급 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며 "공사대금 명목의 물 공급도 사실무근이며 전남 구례지역의 유통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공급하고 있고 외상 공사대금은 수액채취가 끝나면 갚기로 해 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주민 강호만(48·영양읍)씨는 "고로쇠 수액 생산업체와 유통업체간의 물 공급 문제로 촉발된 이번 문제로 자칫 지역 특산물의 이미지가 손상될까 우려된다"며 "행정기관이 나서 생산과 유통을 분리해 고로쇠 수액 채취가 농가 고소득원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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