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 전문병원인 안동 류병원의 로비에서는 매주 목요일 오후 3시 특별한 음악회가 열린다. 병원으로서는 음악치료(Music Theraphy)의 한 방법으로 작은 음악회를 만들었지만 듣는 환자들과 가족들, 직원들은 이 시간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앞에 사람이 졸아서 혹시 연주자의 기분이 상하지 않을까 맘 졸였지만 너무 재미있어요. 좀 쉬운 곡을 하면 좋겠지만요".
7일 연주회때 만난 환자 박모(28.여)씨는 맑은 얼굴로 정말 즐거워했다.이날 연주를 한 오상국(38.트럼본.대구심포닉밴드 단원)씨는 "음악으로 환자들의 마음을 녹여줘야 한다는 생각때문에 다른 연주회보다 훨씬 부담이 됐다"며 "색다르고 독특한 경험이었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음악회는 원장인 류동근씨와 안동대 교수인 박창근(첼로)씨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류 원장은 지인을 통해 박 교수를 만나 환자들을 위한 음악회 개최의사를 전했고, 박 교수는 후배들을 설득해 1년치 일정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매달 한 번 정도로 생각했으나 환자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금방 매주로 바꿨다.
지난해 12월6일 첫 음악회 이후 지난 7일까지 12번째.그동안 대구시향 수석단원들인 이월숙(플루트), 김나영(하프)씨를 비롯 포항시향 수석인 현정만(클라리넷)씨 등 쟁쟁한 연주인들이 다녀갔다.
박 교수는 "모두 전문연주자들이어서 일정 잡기가 쉽지 않았지만 음악회의 취지를 설명하자 후배들이 모두 자기일처럼 선듯 나서줬다"며 고마워했다.
그러나 모든 환자들이 함께 참여할 수 없는 아픔도 있다. 180여명의 환자 중 음악회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은 30~40명선.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에 대한 부담때문이다. 그래도 언젠가는 모두가 참석, 작은 음악회가 대형(?) 음악회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게 병원측의 믿음이다.
병원 부원장 류호근씨는 "음악을 통한 환자치료를 위해 시작했지만 이젠 환자들이 너무 좋아해 그만둘 수가 없게 됐다"며 "공격적이던 환자들이 많이 가라앉고 병실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정지화기자 jjhw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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