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아태재단 조사 자청하라

입력 2002-03-11 00:00:00

그동안 수사중인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며 공식 브리핑을 하지 않았던 특별 검사팀이 이례적으로 이용호 게이트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한 것은 권력비리 수사를 방해하려는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는 차정일 특검이 "국민의 뜻은 수사를 방해하려고 시도하는 어떠한 음해나 압력에도 굴하지 말고…"라며 수사배경을 설명한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하겠다.이러한 '권력형 비리 수사 방해'라는 의미의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은 수사를 받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의 집사인 이수동 아태재단 전 상임이사가 "특검팀이 신문조서를 위조하고 수사 내용을 일부 언론에 흘렸다"며 특검수사관 3명을 검찰에 고소한 데서 출발한다.

즉 이 고소가 정치적 배경이 있을 수 있다는 개연성 때문이다. 지금까지 여권은 대통령에 대한 나쁜 일에 대해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반응해온 것이 관례였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이제는 국민의 의혹이 이수동씨와 함께 아태재단에도 쏠리게 됐다. 게다가 특검은 최근 이수동씨 집에서 14건의 서류·문건을 압수했다. 그 중에서 나온 차기정권 재창출이나 언론 세무조사 관련 문건 등은 이씨 개인으로는 작성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서 진전에 따라서는 심각한 권력의 위기로까지 갈 수도 있는 문제들이다.

이런데도 아태재단에서는 "재단과는 무관하다"며 조사를 받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외도 해군 참모총장 등 군 인사와도 관련의혹과 동시에 제주도 관광복권 사업 등 이권과도 관련되었다는 의혹, 그리고 차명계좌 의혹 등을 받고 있지 않은가.

특히 국민들은 영어로는 '김대중 평화재단'으로 되어있어 공조직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지 못함을 알아야 한다. 은퇴 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서 국제적인 활동을 원만히 수행하기 위해서도 아태재단은 자청(自請)해서라도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국민의 의혹을 씻어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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