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충돌 50여명 사망

입력 2002-03-09 00:00:00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보복공격으로 8일 하루에만도 48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포함해 모두 50여명이 사망하는 등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무장봉기)가 시작된 지난 17개월 이래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이스라엘은 8일 팔레스타인 무장괴한에 의해 이스라엘 학생 5명이 숨진 것에 대한 보복으로 팔레스타인에대한 대대적인 공격에 나섰다.

팔레스타인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전사들과 총격전을 벌이고 가택 수색을 통해 무기를 압수하는 과정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 1987년 이후 최악의 날을 기록한 이날 양측간의 유혈충돌을 현지에서는 '검은 금요일(블랙 프라이데이)'로 부르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8일 새벽 가자지구 남쪽 칸유니스 부근 아바산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총격전에서 가자시티남부 보안책임자 아흐마드 메프라지(62)소장을 포함, 모두 16명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또 툴카룸 난민촌에서 11명,베들레헴 인근 난민촌에서 5명이 각각 숨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메프라지 소장은 지난 2000년 9월 대 이스라엘 무장봉기(인티파다)가 시작된 이래 숨진 팔레스타인 최고위급 보안관리로 차량을 타고 가다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부관 아레프 헤르잘라(40)와 함께 숨졌다. 소식통들은 사망자외에 최소한 30명이 부상,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들은 희생자들에게 접근을 시도할 때 총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 제닌 근처 야문에서도 팔레스타인 소년이 이스라엘 탱크의 포격으로 사망했으며 가자지구에서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경찰서에 포격, 4명이 죽고 최소 15명이 부상했다. 같은 날 새벽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의 아이다 난민캠프에서도 이스라엘군과 충돌이 벌어져 6명이 숨지고 15명이부상했다고 팔레스타인 소식통이 전했다.

메프라지 소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뒤 팔레스타인 수백명이 나세르병원에 집결, 공포탄을 발사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외쳤다. 팔레스타인 TV도 메프라지와 야세르 아라파트 자치정부 수반이 함께 하고 있는 화면을 방영하면서 대(對) 이스라엘 저항을 계속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 17개월동안 계속된 인티파다로 최근까지 모두 1천443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1천102명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인은 31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같은 이스라엘의 강경진압 작전을 취재보도하고 있는 각국 기자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특히 1년전 샤론 신임 총리에게 성공을 기원하는 충고의 글을 띄웠던 이스라엘 하레츠지 요엘 마커스 기자는 8일샤론 총리의 실패를 통박하는 글을 신문에 게재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샤론이 아직도 여단장식 사고에서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샤론 정부는 철저히 실패했고 그 존재 이유를 잃었으며 이스라엘의 가장 값진 자산인희망을 앗아갔다"고 비판했다.

마커스 기자는 "샤론의 난폭한 지휘를 받는 이스라엘군이 거듭되는 작전에 혼돈에 빠졌으며 그는 여전히 가자와 레바논에서 했던 보복공격 등 구식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테러리스트들은 가장원시적인 방법으로 우리를 골탕먹이고 있으며 이제 그들이 다윗이고 우리는 실패한 골리앗"이라고 표현했다.

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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