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총재 집문제 송구...후퇴

입력 2002-03-08 14:59:00

민주당 김근태 고문의 '정치자금' 고해성사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가회동 빌라와 장남 정연씨의 생활비 문제로 비화해 여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은 8일 "이 총재 가족이 상상할 수 없는 호화판 생활을 하고 있다"고 공세를 이어갔고 한나라당 이 총재는 "집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일단 자세를 낮췄다.

법적 문제를 떠나 국민들 사이의 위화감 조성을 우려한 탓이다. 이 총재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빌라 아래층에 가족이 모여사는 것이 집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과 달리 부풀려진 부분에 대해서는 괴롭다"고 덧붙였다.

◇공세=민주당은 거실 및 방 4개로 구성된 114평짜리 가회동 K빌라 3채를 빌려 총재 부부, 딸 부부가 살고 있고 장남 정연씨가 거주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이 빌라의 월세는 1천만원, 전세는 8억~9억원, 매매가는 14억~15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장전형 부대변인은 "2층(202호)은 아들부부, 3층(302호)은 총재부부, 4층(402호)은 딸 부부가 살고있는 이 빌라는 이 총재의 가족 빌라타운"이라며 "이 총재 가족은 1인당 52평에 살고있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대변인은 또 이 총재가 지난 99년 11월 이사했던 잠실의 아시아 선수촌아파트(53평)도 거론, "아파트 전세금 7억원은 어디서 생긴 것이며 이 거액을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반박=한나라당은 "비열한 공세를 즉각 중단하라"며 "현재 살고있는 집은 실평수 74평에 방 4개의 집"이라고 해명했다. 이 총재 부부가 사는 302호의 소유자는 사위 최명석 변호사의 부친인 최기선씨로 지난 15대 대선 직후 분양받은 집이라고 해명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대선자금용 특별당비(5억원)를 내기 위해 구기동 빌라를 매각한 뒤 오갈데 없어 썼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대선이 끝나고 집이 없어 오갈데가 없었는데 친척도움을 받았다" "이 때문에 사돈이 세무조사를 받고 주위 친척이 많은 고생을 해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402호는 딸부부가 1년동안 월세계약으로 지난달 이사했으며 "딸 연희씨가 이 총재 부인 한인옥씨를 돕기 위해 이사했다"고 설명했다. 202호는 등기부상 김모씨 소유로 그는 한인옥씨의 인척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외국 손님 접대용으로 쓴다는 것.

당 관계자는 "202호는 자주 비어 있어서 정연씨가 국내에 들어올 때 며칠씩 머문다"고 반박했다. 한나라당은 또 "사돈 집에 살고있는 것에 대해 과세 당국이 증여세를 부과한 적이 있느냐"고 민주당 주장을 일축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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