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 환경평가 되레 고통

입력 2002-03-08 00:00:00

대규모 택지개발시 소음피해를 막기 위해 사전에 환경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항공기 소음의 경우 실제 주민들이 고통을 겪는 순간 최대 소음이 아닌 하루중 평균 소음을 기준으로 삼고있어 보완이 시급한 실정이다.

당국의 환경영향 평가를 거쳐 조성된 대구시 북구 동·서변 및 칠곡3지구, 동구 동호지구 등 대규모 택지개발지구가 대구비행장 전투기 및 항공기의 항로 또는 항로 인근지역에 위치, 주민들이 항공소음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규모 택지지구에는 개발이 완료되는 2, 3년뒤 10만여명이 입주하게 돼있어 문제가 확산될 전망이다.

아파트 등 7천여가구(2만여명)가 들어서는 북구 동·서변동 택지개발지구 경우 현재 단독주택 580가구 중 상당수가 입주를 마쳤고 내달에는 아파트 분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또 이지역엔 1천900가구의 U대회 선수촌이 건립될 예정이어서 외국손님들에게 항공기 소음으로 대구의 인상을 흐리게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최근 동변동으로 이사온 한 주민(40·여)은 "하루 수차례 지나가는 전투기 소음 때문에 전화통화가 어려울 정도"라며 "매일 소음에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앞날이 막막하다"고 말했다.

주민 이모(35)씨는 "소음피해도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 주거지역을 개발하고 국제대회 선수촌을 만들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1만8천여가구 중 절반 이상이 입주한 북구 칠곡 3지구 주민들도 항공 소음에 시달리고 있고 2, 3년후 5천300여가구가 입주하는 동구 동호지구도 같은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대구시, 각 구청, 동사무소 등에는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당국에서는 환경영향평가를 통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주민들은 전투기 등이 지날 때마다 두통을 느낄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환경영향평가에 통과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택지개발사업 시행사측은 "전문기관에 의뢰해 시간대별 비행횟수, 항공기별 소음도 등을 중심으로 수차례 항공 소음을 측정한 결과 항공법상 기준치에 미달했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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