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주식시장이 '진념 경제부총리 충격'으로 크게 하락했다. 이날 오전 850선 벽에 부딪혀 게걸음질하던 종합주가지수는 오후 들어 하이닉스 독자생존론이 위험한 발상이라는 진 부총리의 발언이 나오자 급락세로 돌아서며 820대까지 떨어졌다.
진 부총리는 이날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단순히 영업이익이 났다는 것이 하이닉스 독자 생존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언 직후 선·현물 시장 모두 급락했으며 하이닉스의 주가도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하이닉스 처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독자생존 가능론과 해외매각 불가피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어느 쪽이 정답이고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딱 부러진 결론도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물건(하이닉스) 값을 흥정하고 있는 마당에 '우리 물건에 흠집이 있다'는 식의 발언이 경제정책 최고위 관료의 입에서 나왔다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절로 갸우뚱거려진다.
고의는 아니었겠지만 진 부총리의 발언 때문에 이날 주식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입었다. 이 때문에 팍스넷 게시판 등 증권사이트에는 진 부총리의 '입'에 대한 주식투자자들의 거친 항의와 비판이 쇄도했다.
'입이 무거워야 할 사람이 시장에 자꾸 개입하는 게 공직자로서 올바른 처신인지 의문' '반도체값 급등으로 하이닉스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서도 퍼주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 마냥…' '부총리 한마디에 거래소와 코스닥이 만신창이''진 부총리가 입을 여니 주가가 우수수, 하이닉스 독자생존 불가라는 말을 공개적으로 해버리면 팔아 먹을때 얼마나 불리한 줄 아나'….
경제 현안 발생 때마다 우리나라 경제 고위관료들의 무겁지 못한 '입'이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른 적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대우그룹, 현대투신 매각 협상 과정에서 나온 고위 당국자의 성급한 발언 때문에 협상 주도권을 빼앗긴 적이 많았고 그때마다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개각 인선 때 입의 무게를 달자는 말마저 나올까 겁난다. 무거운 입. 공인의 덕목 가운데 하나가 아닌가 한다.
김해용기자 kimh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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