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말도 이제 옛말이 되게 됐다. 대학들이 우수신입생 유치를 위해 기숙사 방 배정을 신입생 위주로 하거나 대규모 시설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신입생들은 기숙사를 외면하고 있는 것.
1천517명을 수용할 수 있는 경북대 학부생 기숙사의 경우 올해 신입생 정원은 703명이었지만 846명만 지원, 1.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512명 정원에 1천64명이 지원해 2.1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낮아진 것. 특히 올해 신입 남학생들은 423명 정원에 496명이 지원, 1.1대1의 낮은 경쟁률을 보여 신세대들의 거주형태 선호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 1천200명 학부생 기숙사 정원 가운데 60%인 720명을 신입생에게 할당하고 있는 영남대는 지난해 1천100명이 지원, 경쟁률이 1.5대1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871명만이 지원, 1.2대1로 낮아졌다.
경산대도 지난해 신입생 168명 정원에 525명이 지원, 3.1대1의 경쟁률을 보였으나 올해는 240명 정원에 584명이 지원하는데 그쳐 경쟁률이 2.4대1로 크게 낮아지는 등 지역 대학 기숙사 대부분이 '신입생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반면 대학가 원룸들은 시설이 고급화 추세를 보이면서 방세가 크게 오른데도 불구하고 방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원룸 250여동에 3천700여 가구가 밀집한 경산 임당동 영남대 부근에 있는 고급 원룸의 경우 사글세가 보증금 100만~200만원에 320만원 정도로 일반 원룸들에 비해 70만원 정도나 비싸지만 남아있는 방이 없다는 것.
대학 관계자들은 이같은 변화에 대해 사생활을 중요시하는 신세대들의 개인주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하면서도 신세대들이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바뀌고 있는 게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지역 모 대학 한 관계자는 "조직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신입생들이 선.후배가 함께 지내야 하는 기숙사생활에 대해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최근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현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남대에 입학,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태하군(19)은 "기숙사생활은 다른 과 학생들이나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등 신입생에게 장점도 많은데 공동체생활은 피곤하다는 선입견때문에 원룸을 선호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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