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란'읍지역까지 확산

입력 2002-03-06 00:00:00

대도시권에 국한됐던 전세 대란이 경북도내 중소도시와 읍단위까지 확산되면서 일부 지역에선 전세값이 배 가까이 치솟아 서민 가계의 주름을 더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가격이 폭등했지만 저금리로 인한 전세의 월세 전환,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상승 기대, 도심지역 택지 부족 등이 맞물려 전셋집 구하기는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다.

경산의 경우 대구 황금아파트 재건축 이주민들이 몰리며 공급 부족으로 아예 거래가 중단된 상태다. 옥산지구 30평형대 아파트 전세값은 2년전의 배인 7천만원에 이르고, 20평형대도 지난해보다 20% 이상 올랐지만 매물은 구경하기 힘들 정도다.포항에서는 전세값 상승 여파로 아파트 미분양이 크게 줄었다.

용흥동 ㅇ아파트 34평형 전세값은 지난해보다 1천만원 오른 5천500만원선에 이른다. 매매가에 육박하는 전세값 때문에 아예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아져 2, 3년전만 해도 미분양 아파트가 2천여가구에 이르렀으나 2월말 현재 229가구로 크게 줄었다. 영천지역도 33평형 전세값이 3천500만~4천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20% 가량 올랐지만 거래는 뚝 끊겼다.

경주지역도 황오, 탑정, 동천동의 주택 보급률이 68~80%선에 그치는 등 도심 지역의 세입자가 많지만 각종 건축 제약으로 인해 주택의 신규 공급이 어려워 전셋집 구하기는 크게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의성 등 인구 감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군지역에서는 전세 대란으로 인해 인구 유입정책에 제동이 걸리는 등 또다른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의성읍의 경우 25평 이상 전세값이 4천만원선으로 2, 3년전부터 꾸준한 오름세다.

지난 97년 태성임대아파트 부도 이후 수년째 아파트 신축이 중단됐기 때문. 최근 의성에 발령받은 교사와 일반 직장인들은 전세를 구하지 못해 대구 등지에서 통근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대구~부산(대동)간 고속도로공사와 경부선 선로개량사업이 진행되는 청도 역시 근로자 수백명이 한꺼번에 쏟아져 들어온데다 다음달부터 시공업체인 현대산업개발의 근로자 300명이 추가투입될 예정이어서 심각한 전세난을 맞고 있다.

청송 역시 양수건설처 공사로 인해 외지 근로자가 갑작스레 늘면서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는데 인사 이동으로 근무지를 옮겨야하는 공무원들은 관할 군의 주택계로 문의, 농촌 빈집 구하기에 까지 나서기도 하는 상황이다.

이밖에 칠곡 왜관, 영덕 등지도 전세값이 10~20% 가량 올랐으며, 경남 거창도 32평형 전세값이 1천만원 오른 5천만원선에 형성됐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드물기 때문에 섣불리 계약하지 말고 반드시 등기부 열람을 해야 한다"며 "당분간 전세난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청도·이홍섭기자 hs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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