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봄비'

입력 2002-03-05 12:25:00

경칩을 하루 앞둔 5일 대구.경북지역에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려 봄가뭄에 시달렸던 밭작물 해갈과 산불 예방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오전 9시 현재 대구 5mm, 안동 2mm, 포항 4.5mm, 구미 3.5mm 등의 강우량을 보였으며, 오늘 밤까지 예상 강우량은 대구 10mm 안팎, 경북 10~20mm 이다.

도내 각 지역에서는 비가 내리는 새벽부터 일찌감치 농부들이 물을 가두기 위해 밭으로 나섰으며, 일부 시.군청 직원들은 산불 발생의 긴장감을 풀고 20여일만에 정상업무에 복귀하는 등 봄을 재촉하는 '금비'를 반기고 있다.

강우량 7mm로 도내에서 비교적 많은 비가 내린 성주의 경우 습도가 높아져 비닐하우스 참외의 웃자람 등을 해소하고, 개화기를 앞둔 사과.배 등 과수작목의 수액유동에 도움을 줘 꽃눈 형성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청송에서는 산불예방에 나섰던 군청 산림과 일부 직원들은 비상근무를 끝내고 오래간만에 휴무에 들어갔다. 군청 박정무 건설과장은 "이번 단비로 40%에 머물던 군내 평균 저수량이 60%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달여간 계속된 건조주의보 속에 봄비가 내리자 농민들은 반가움을 감추지 못했다. 의성 봉양면 장대리 신동석(45)씨는 "개화를 앞둔 자두밭에는 이번 비가 바로 금비"라며 "냉해만 없으면 올해 자두농사는 풍년"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30분 현재 강우량 3.5mm를 기록한 영천 신녕면 양파.마늘밭에서도 농민들은 풀뽑기에 바빴던 일손을 멈추고 비를 반기고 있다.

또 포항 죽장면 등 고로쇠물 채취지역 농민들은 이번 단비로 인해 고로쇠 수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도내 일부 지역에 따라 봄가뭄이 심해 해갈이 어려울 전망이다. 영양지역에는 진눈개비가 오전 8시쯤부터 내리기 시작했지만 봄가뭄 걱정을 없애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형편.

문경 경천댐 역시 저수율이 지난해 99.8%에 크게 못미치는 67%에 불과, 50mm 이상의 비가 내려야 봄가뭄 걱정을 다소 덜 전망이다.

감자 등 농작물 파종을 앞둔 울진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아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경주의 경우 3개월째 계속되는 겨울가뭄으로 일부 지역에서 식수난을 겪기도 했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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