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의원의 탈당 소식을 접한 한나라당 강재섭 부총재의 표정은 착찹했다. 며칠전만 해도 TK지역을 대표하던 두 사람이 이젠 서로 다른 길을 걸으며 텃밭을 두고 경쟁을 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사실 박 의원의 정계 데뷔는 강 부총재가 이끈 측면이 많다. 지금의 지역구(달성군)는 강 부총재의 권유가 작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8년 재보궐 선거 당시 그는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이 대구사범졸업 후 첫 부임지라는 인연으로 문경.예천지역 보선에 나설 계획이었으나 대구시지부장이던 강 부총재가 나서 대구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후 두 사람은 곧잘 라이벌 관계로 비춰지기도 하고, 때로는 지역현안을 두고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 부총재는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내가 박 부총재 탓에 피곤하게 됐다고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서 "사실 지역이 같아 부담스러운 점도 있지만 그것은 작은 것이다. 경쟁할 때가 되면 그때 가서 경쟁하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의원 역시 강 부총재를 향해 "능력이 많고 아이디어도 많다"며 칭찬하기도 했고 지난해 3월 강 부총재의 후원회에 참석, "뿌리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듯 강 부총재를 지역경제와 혼탁정치를 바로 세우는 거목으로 키워달라"며 한껏 치켜 세웠었다.
박 의원이 28일 끝내 탈당을 선언하자 강 부총재는 대구.경북 의원들에게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아직 재고의 여지가 있는 만큼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두 사람이 불상용(不相容)의 정적관계로 TK를 넘나들며 불꽃경쟁을 벌일 것"이란 견해가 적지 않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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