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朴槿惠탈당 잘못된 선택 아닌가

입력 2002-03-01 00:00:00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부총재의 탈당선언으로 정치권에 파장이 몰아닥칠 전망이다. 박 부총재의 탈당은 여당인 민주당의 '국민 후보'와 한나라당 '이회창 대세론'으로, 사실상 양당 대결로 굳어질 것으로 보이던 연말 대선전을 3파전으로 이끌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일단 우리의 관심을 끈다.

97년 당시 대선경선 후보였던 이인제씨의 탈당으로 집권 기회를 놓친 악몽에 시달리는 한나라당으로서야 대선을 앞두고 또 불거진 '탈당'에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리라는 것을 쉽사리 짐작하게 된다.

그런가하면 DJ의 실정(失政)에 식상한 TK지역 정서가 '이회창 대세론'아래 정권 창출을 기대하는 마당에 영남권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 부총재의 탈당은 선거구 민심을 저버리는 배신 행위라 지탄 받을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박 부총재의 탈당으로 영남 후보론과 반(反)이회창 연대론, 정계 개편론이 다시 힘을 얻고 있는 만큼 DJ와 반(反)DJ의 구도로 대선전을 몰고 가려던 야당의 대선 전략에 일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인은 자신의 소신에 따라 정치적인 처신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개혁이 안된다고 탈당해 버린다면 민주주의의 요체인 대화와 타협의 묘는 어디서 찾을 것인가. 정당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는 잘못된 선택인 것 같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박 부총재의 이번 결단이 정말 정당 개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인지, 아니면 반(反) 이회창 연대가 주장하는 영남 후보론·정계개편론에 편승해서 대선출마야심을 이루기 위한 것인지 가려질때 우리는 박 부총재의 거취에 대해 냉정한 평가는 유권자가 내리게 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

박 부총재가 혹시 영남의 지역 감정만을 믿고 신당 창당을 기도한다면 정당개혁을 요구하는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허무는 우(愚)를 범하는 것임을 덧붙인다. 우리는 박 부총재가 좀더 신중한 처신을 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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