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동씨 금감원청탁 수사

입력 2002-02-26 15:31:00

◈관련자 엇갈린 진술...대질 규명

이용호씨가 이수동 전 아태재단 상임이사를 통해 금융감독원에 인터피온 주가조작 조사무마를 위한 로비과정을 놓고 핵심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려 특검팀이 대질조사에 착수했다.

특검팀은 25일 이수동씨를 소환하면서 도승희 전 인터피온 사외이사와 K대 황모교수를 재소환, 3자 대질조사를 실시한 뒤 금명간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도 재소환, 조사키로 하는 등 '금감원 로비'의 실체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이용호씨와 함께 5천만원을 이수동씨에게 전달한 도씨는 특검조사에서 "이수동씨에게 금감원 조사건을 부탁하니, '나는 금감원쪽은 잘 모른다'며 황 교수를 소개해줬고, 황 교수로부터 '이용호씨에게 김영재씨를 찾아가도록 연락하라'는 전화를받고 이용호씨에게 이를 알렸다"고 진술했다.

도씨 진술의 골자는 청탁을 받은 이수동씨가 김영재씨를 잘 아는 황 교수에게 부탁해 금감원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도록 했고, 인터피온이 검찰 수사의뢰 대상에서 제외돼 로비가 성공하자, 사례금으로 5천만원을 줬다는 것이다.

도씨는 이 과정에서 김영재씨와 수차례 전화통화했고, 황 교수와도 몇차례 만나 명함을 주고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수동씨와 황 교수,김영재씨는 이런 도씨의 진술을 모두 부인했다.이수동씨는 "황 교수를 통해 도씨를 김영재씨에게 소개시킨 적이 없으며 도씨가 알아서 황 교수를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도씨와 김영재씨를 연결해준 일이 없고 도씨를 알지도 못한다"며 "이수동씨와 김영재씨는 그전부터 알고 지냈기 때문에 내가 중개할 필요가 없었다"고진술했다.이수동씨와 황 교수 모두 자신은 금감원 청탁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서로에게 의혹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김영재씨도 "나는 도승희씨가 누군지도 모르며, 내가 이수동씨와 친분이 있다는 황 교수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고향 후배인 황 교수의 진술도 반박했다.특검팀은 지금까지 도씨 진술을 토대로 수사를 벌인 결과 이수동씨가 금감원에 대한 조사무마 청탁에 개입한 단서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수동씨에 대한 혐의가 확인되면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수동씨의 개입에 대한 결정적 진술을 한 도씨의 진술 중 이수동씨에게 인터피온 조사무마 청탁을 한 시점이 금감원 조사가 완료된 이후로 맞지 않는 등 석연치 않은 점들이 발견되자 일단 도씨 주장의 신빙성을 재확인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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