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가족형태의 변화와 대응

입력 2002-02-22 14:19:00

부모와의 사별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증가하는 이혼, 별거 등으로 가족해체를 경험한 청소년들을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현실이다.

따라서 많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형태의 가정에서 살아야 하기에, 이들이 자신의 가족형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들 가정의 기능상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도록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과 일탈 경험동기는 가족의 생활수준이나 부모의 학력 등 구조적 요인보다는 가족통합도와 같은 가족의 기능적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또 통상적으로 교육현장에서 결손가정의 자녀가 학교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일탈로 빠지기 쉽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 이는 결손가정이 구조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에 따른 기능적 결함을 갖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부자가정의 경우는 가족통합도가 낮으나, 모자가정 학생의 경우는 가족해체로 경제적인 면에서는 다소 어려움이 있더라도 가족통합도에 있어서는 양친과 함께 사는 집단과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도 있다.

가족의 해체가 없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면 그 자체를 문제삼기보다 해체로 인한 기능상의 문제를 보상하려는 가족구성원의 노력과, 학교와 지역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게 아닌가 한다.

더욱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임신, 출산에 대한 생각도 바꾸어야 할 정도로 생명과학은 발달하고 있어, 기술상의 문제가 아닌 윤리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전통적 가족형태의 변화는 피할 수도 없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멀지 않은 날에 더욱 가속화될지 모른다. 즉 교육수요자인 다수 학생의 현실이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게 아닌가 싶다.

따라서 이들 청소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현장에서 이런 변화를 적극 수용하여 결손가정이 아닌 '다양한 가족형태'로 받아들이고 학생이 처한 다양한 현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로 인식을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최외선(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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