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대책 고갈됐나

입력 2002-02-22 00:00:00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유혈폭력사태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동평화과정의 한 축이었던 미국의 중동대책이 고갈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21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양측이 먼저휴전한 뒤 점진적인 신뢰구축 조치에 나서자는 기존의 제안은 구식이 되어버렸다고 지적하고 중동사태의 해법을 위해 새롭고 창조적인 사고를 즉각 검토하자고 촉구했다.

아난 총장의 이런 발언은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완전 철수하고 그 대가로 아랍국가들도 이스라엘을 인정하자는 사우디 아라비아 압둘라 왕세자의 새로운 중동평화제안을 언급한 것이라고 프레드 에카르트 대변인이 전했다.

미국은 2000년 9월 팔레스타인의 대 이스라엘 봉기(인티파다) 이후 사태의 책임을 전적으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에게 돌리면서 아라파트 수반에 대해 폭력사태를 중단시킬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국장과 미첼 위원회가 제시한 평화안을 유일한 사태 해결책으로 제시해왔다.

미첼 위원회의 보고서에 입각한 평화안은 양측이 평화협상을 개시하기 전에 냉각기를 가진 뒤 상호 신뢰구축 조치를 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미국은 이같은 평화안을 고집하면서 최근에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선거를 통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인정하고 평화협상을 재개하자는 프랑스 제안을 거부했다. 사우디의 평화안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환영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그러나 지난 20일 아라파트 수반에게 폭력사태 종식을 재차 촉구, 기존의 정책에서 한치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스라엘에 실질적으로 가택연금된 상태여서 폭력사태를 종식시킬 수단이 없는 상태지만 리처드 바우처 미 국무부 대변인은 폭력사태를 종식시킬 첫 책임은 팔레스타인 측에 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미국은 지난해 앤터니 지니 특사를 중동지역에 파견했지만 지니 특사는 휴전협상의 돌파구를 열지 못하고 지난 1월 귀국했으며 현재로선 중동 재방문 계획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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