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진출국-(32)한국

입력 2002-02-20 14:24:00

'꿈의 구연' 2002 월드컵축구대회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한국월드컵조직위원회와 대구 등 10개 개최도시가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제반 준비를 거의 마무리하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월드컵 분위기는 여전히 가라앉아 있다.

월드컵 붐 조성의 선봉에 서야 할 한국 축구대표팀은 의욕적으로 출발한 새해 북중미 전지훈련과 골드컵, 남미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졸전을 거듭해 사상 첫 본선 16강 진출을 염원하는 국민들을 잔뜩 실망시켰다.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와 대표팀의 전력, 스타플레이어를 소개하고 16강으로 가는 방정식을 찾아본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 월드컵 첫승과 본선 16강 진출의 숙원을 이룰 수 있을까.지난해까지 순탄하게 보였던 한국축구대표팀의 운명이 돌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선 32개국 조추첨 후 축구 전문가들과 팬들은 한국이 월드컵 첫승과 16강 진출이란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가졌다. 비록 우승후보 포르투갈과 동구권의 강호 폴란드, FIFA 랭킹 13위인 미국과 같은 D조에 포함됐지만 홈의 이점을 살린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표팀의 잇따른 졸전을 지켜본 이들은 생각을 달리하고 있다. 한국이 지난해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짧은 기간에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FIFA 랭킹으로 볼 때도 한국은 본선 32개국 가운데 중국(53위), 세네갈(45위)에 앞선 30번째(41위)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의 월드컵 성적표는 초라하다.54년 스위스 대회에 이어 86년 대회부터 5차례 연속 본선에 진출, 월드컵의 '단골손님'이 됐지만 아직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4무10패를 기록하고 있다.

54년 대회에서는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참담한 패배를 당했다. 이후 32년만에 본선에 오른 86년 멕시코대회 때는 불가리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1대1로 비겨 감격의 첫 승점을 따냈다.

90년 이탈리아대회에서는 3전 전패로 무너졌고 94년 미국대회에서는 스페인, 볼리비아와 비겨 최다승점인 2점을 챙겼다. 98년 프랑스대회에서도 벨기에와 비겨 승점 1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한국은 그러나 개최국의 체면이 달린 이번 대회를 위해 98년 월드컵 때 네덜란드대표팀을 맡았던 히딩크 감독을 영입, 대표팀 담금질에 돈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히딩크 감독은 유럽과 남미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강도높은 체력을 요구하며 다양한 전술 변화를 꾀하고 있다. 부임 초기 한국의 전통적인 3-5-2 시스템 대신 4-4-2로의 전환을 시도했으나 실패, 최근 3-4-3 또는 3-5-2로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스리백은 기존의 스위퍼 시스템에서 일자로 늘어서는 지역방어 형태로 바뀌었다.

히딩크 감독은 지금까지 9차례 대표팀을 소집하면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50여명을 발탁,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체력이 강하고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선호, 여기에 부합한 송종국, 박지성, 유상철 등이 확실한 주전으로 떠올랐다.

히딩크호는 이전보다 플레이가 빨라졌고 미드필드에서의 압박이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기를 조율할 플레이메이커와 골결정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 부재를 해결하고 수비진의 조직력를 가다듬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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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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