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로 'D-100일'을 맞은 2002 한·일 월드컵의 '대구 특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대구시가 추진하는 내외국인용 상설 전시판매장 설치가 실종 상태고, 여행사들은 자본과 경험 부족을 이유로 해외 관광객 유치를 포기한 모습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말 31개 월드컵 유망기업을 선정, 이들에게 상설 전시판매장을 마련해 주기로 했지만 3개월째 진척이 없는 상태다.
대구시는 당초 월드컵경기장 주변에 고려한 전시판매장 설치가 '피파 공식후원업체가 아니면 경기장 인근 불가'라는 피파규정에 따라 대구공항으로 변경했지만 역시 '경쟁입찰'을 내세우는 한국공항공단에 제동이 걸렸다.
한 월드컵 유망기업체 사장(47)은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무턱대고 사업을 추진하면 어떡하느냐"며 "하루빨리 전시판매장을 설치해야 조금이라도 월드컵 특수를 기대할 수 있을 텐데, 답답할 뿐이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공단 관리를 맡고 있는 건설교통부에 수의계약 협조 공문을 보냈지만 '지자체와 공단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답신만 받았다"며 "경쟁입찰에 따른 추가 예산 편성이 불가피해 전시판매장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내 여행사들은 해외 관광객 유치를 단념하고 월드컵 특수를 서울 메이저 여행사들에 내주고 있다.
20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외국인관광객 유치가 가능한 이 지역 4개 여행사 가운데 3개 여행사가 자본과 경험 부족을 이유로 관광객 유치를 포기했으며, 나머지 1개 여행사도 현재 유치 실적이 800여명에 그치고 있다.
대구시 월드컵지원반 관계자는 "이 틈에 특급에서 3급까지 피파패밀리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이 지역 호텔 객실은 서울 메이저 여행사들이 선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여행사 관계자들은 "서울과 수도권에 숙박 거점을 둔 서울 메이저 여행사들은 대구를 하루 정도 쉬어가는 코스로 관광패키지를 짜고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면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시가 적극적으로 나서 중국관광객 1천500여명을 확보했고 덴마크, 세네갈, 슬로베니아 등 대구에서 월드컵 예선을 치르는 나라들에 대해 현지 홍보를 실시해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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