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사랑 그리고 희망 자원봉사(14)-사랑의 집짓기

입력 2002-02-18 14:26:00

"집의 소중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던 것은 물론 자기 집이 없었던 가족들의 보금자 리 마련을 위해 미약하나마 내 손으로 보탬을 줬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지난 2년동안 사랑의 집짓기 운동 자원봉사자로 참가, 망치를 들고 집짓는 일에 구슬땀을 흘렸던 성소연(27·여·경북대 4년)씨.

그녀는 좋은 경험과 함께 보람이 있었다는 뿌듯함으로 오는 8월4~10일 사이 있을 2002 사랑의 집짓기 행사에도 꼭 참가할 생각이다.

해비타트(Habitat)라 불리는 이 행사는 7일 정도 참가하는데, 소요되는 23만~25만 원의 경비를 봉사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고, 노동력 봉사까지 곁들여야 한다는 점 에서 다른 자원봉사와는 사뭇 다르다."뭔가 이뤘다"는 성취감이 높은 자원봉사 분야지만 일반인들이 선뜻 참여하기는 쉽지 않다.

해비타트(보금자리)는 1976년 현 총재인 미국의 기독교 실업가 밀러드 풀러가 주 창한 것으로 무주택자 이웃들을 위한 집 지어주기 운동. 뜻 있는 사람들의 현금 및 노동 봉사로 이뤄지는 이 운동은 현재 세계 79개국으로 확산돼 15평형 정도 연 립주택 11만여 가구분이 지어져 공급됐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92년으로 19 95년에 한국 사랑의 집짓기운동 연합회로 법인 등록했다.

그동안 의정부·태백·진주·대구·서울·천안·군산·파주·광양 등 9개 지회를 통해 지은 사랑의 집은 모두 250가구분으로 이중 175가구는 지난 한해에 모두 지 어졌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해 지미 카터 특별건축사업(JCWP) 지구로 지정됐기 때문으로 대구 용계동 5가구와 경산 남천면 사랑의 집 12가구도 지난해 지어졌다.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1984년부터 해비타트 홍보를 위해 직접 사업 지역을 순회 , 한주동안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집을 짓고 있으며 지난해 8월5~11일 사이 한국의 사업지구를 방문, 직접 망치를 들고 집짓는 일에 참여했다.

이 기간중 외국인을 비롯해 1만3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노동, 자재, 기금 등으 로 봉사의 꽃을 피웠다. 대구·경북지역 사랑의 집짓기에는 1주일 이상 머물며 참 여한 봉사자가 300여명, 뒷일 등을 위해 500여명의 일일 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입주 대상자는 월 17만원 정도의 관리비만 내면 되지만 집 지을 때 500시간 이상 노동 봉사를 해야 한다. 경산 입주자 이상호(39)씨는 내가 살집을 짓는다는 기쁨 에 800시간 정도 노동 봉사를 했었다.

경산 자원봉사센터 김준목 소장은 "지난해 폭염속에서도 300여명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식사상 차리기, 청소 등을 하며 일을 도왔는데, 모두들 가슴 뿌듯해 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지회 실행위원장 신상길(64) 목사는 "지역엔 해비타트가 다소 생소하지만 지회가 설립된 지 4년째여서 최근 각계각층에서 많은 호응을 얻고 있 으며, 여름 방학 및 휴가를 이용해 친구 또는 가족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했 다.

특히 작년엔 대구 모 증권회사 직원 30명이 극기훈련 차원에서 일주일 참여했 고, 여름휴가를 노동 봉사로 보낸 의사 부부도 있었다고 했다.

신 목사는 "올해도 대구·경북 18가구를 비롯, 국내 50가구와 필리핀 등 국외에 5 0가구를 지을 예정이며 부지는 내달쯤 결정된다"며 "6월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개 최되는 2002 JCWP에 지역 봉사자들도 많이 참여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체계적 인 활동을 위해 오는 4월쯤 계명대 평생교육원에 사랑의 집짓기 자원봉사자반을 개설, 일반 봉사자들을 지도할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경산·이창희기자 lch888@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