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검수사 드디어 정치권으로

입력 2002-02-16 00:00:00

차정일 특검팀의 계좌추적 결과 지난 총선때 이용호씨의 돈 5천만원이 당시 민주당 중앙당 후원회장이던 김봉호 전의원의 계좌로 유입된 사실이 들통났다.

그동안 특검의 1차수사가 보물발굴사업의 실체와 배후, 대통령 처조카 이형택씨의 대검찰로비의 형체를 일부 벗긴데는 성공했지만 정작 삼애인더스 주가조작과 정치권 로비의혹 수사는 한걸음도 진척되지 못한게 사실이다.

따라서 특검팀의 2차 수사목표는 제대로 잡은 것 같다. 차 특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자세, 성역없는 수사로 이용호씨의 로비자금이 정치권에 얼마나, 어느 범위까지 퍼져갔는지 그리고 청와대 내부에까지 자금유입 흔적이 있다면 그것까지도 밝혀내야 한다. 어느때보다 금권.혼탁이 우려되는 지방선거.대선에 대한 일대 경종의 차원에서 더욱 그렇다.

이씨 돈의 김 전의원 계좌유입 사실은 이제 겨우 정치권로비의 꼬리가 밟힌 것으로, "이용호씨를 알지도 못하고 돈받은 적도 없다"고 해놓곤 곧이어 "5천만원을 받았지만 이씨 돈인줄 몰랐다"는 김씨의 어색한 변명은 구속된 이형택.신광옥씨 등이 내뱉은 '모범답안'의 답습이란 점에서 우습다.

이돈이 '정치후원금'이란 김 전의원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명색이 여당의 중앙당 후원회장이던 김씨측이 차명계좌로 돈세탁을 시도한 점, 개인계좌로 돈을 받은 점 등에서 로비대가성 여부를 수사하겠다는 특검의 시각은 옳다.

현재 김 전의원 이외의 정치인들에게도 자금전달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돈받은 정치인 모두가 정치자금 이라고 우길건 뻔한 노릇 아닌가.

대검이 지난해 이부분 수사에서 김씨에게 5천만원이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게이트와는 무관하다고 결론내렸으니 특검 수사결과에 따라 대검은 또한차례 '부끄러움'을 겪어야 할 판이다.

특검은 이씨의 정치권로비의 실체, 또 정치권 로비의 이형택씨 개입여부도 캐내야 한다. 이와함께 골프회동에 동원된 신승남 전검찰총장 등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맨'검찰간부들의 정치적 처신도 규명해야 한다. 특검은 이제부터가 더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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