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고 항공정비사 되겠어요

입력 2002-02-16 00:00:00

◈파출소 대기실 생활 송재용군 15일 의성중 점곡분교 졸업

"저를 친자식과 친동생처럼 보살펴 준 점곡파출소 경찰관들과 김천 들꽃부녀회원들의 사랑은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15일 의성중 점곡분교를 졸업한 파출소 소년 송재용(17)군이 스스로 다짐한 말이다.

홀아버지와 함께 살던 송군은 배고픔을 견디다 못해 가출, 마을 폐가 등을 전전하며 생활했고 남의 집에 들어가 밥을 훔쳐먹기도 했었다. 결국 마을에서는 재작년 주민 회의를 열고 송군 부자를 마을에서 쫓아내기로 결정했다.

이런 소식을 접한 배규열 당시 파출소장은 송군을 파출소로 데려와 2층 소장 대기실을 공부방으로 내주고 함께 생활하도록 했다. 또 김천 좌동 강변아파트 들꽃부녀회는 매달 음식을 준비해 격려하기도 했다. 회원들은 학용품 값으로 매달 5만원을 통장에 입금시키고, 옷가지도 사주는 등 뒷바라지에 열성을 다했다.

송군의 생활이 안정되자 파출소 경찰관들과 의경은 틈틈이 가정교사가 돼 공부를 도왔다. 이같은 주위의 보살핌 덕분에 송군은 작년말 진주공군기술고교에 최종 합격해 오는 3월 5일에는 꿈에 그리던 고교에 입학한다.

중학교 졸업식날 송군을 찾아온 들꽃부녀회원들과 배규열 전 소장은 송군을 얼싸안고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항공정비사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송군은 "한국 최고의 항공정비사가 돼 어려운 이웃을 돕고 꿈과 희망을 주는 군인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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