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 4·2 보선과 2000년 4·13총선에서의 연이은 고배(苦杯) 이후 지역구를 찾지 않은 엄삼탁〈사진〉 민주당 고문의 거취가 요즘 지역 민주당 주변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있다.
번번이 박근혜 한나라당 부총재의 벽을 넘지 못했던 엄 고문이 결국 '달성의 아들'이라며 고향에서 금배지를 달려던 꿈을 접고 지구당위원장직을 내놓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이런 이야기가 나도는 것은 총선 낙선 후 실의에 빠진 이후 2년 가까이 지구당을 방치하다시피 해온데다 국민참여경선제 실시 등 업무가 바쁜데도 지역구에 내려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21일 지구당 개편대회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진데다 달성군지구당이 행사를 지구당 사무실에서 '약식'으로 치르기로 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민주당 대구시지부는 물론 지구당위원장들 사이에서도 엄 고문의 거취에 대한 말들이 많이 오가고 있다. ROTC 중앙회장, 생활체육협의회장, 씨름연맹총재 등 굵직굵직한 단체의 장을 맡고 있어 바쁜 것은 이해가 되지만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는 것은 지구당위원장으로서 자세에 문제가 있다는 중론이다.
때문에 지역에서는 물론 중앙당에서조차 엄 고문의 문제를 거론중이다. 박상희 시지부장은 이와 관련, "조만간 중앙당에서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며 자신의 위원장직 인수 전망에 대해서는 "당장 그럴 생각은 없으며 위원장이 교체된다면 당분간 직무대행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위원장들도 엄 고문의 위원장직 사퇴 당위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엄 고문측 이야기는 좀 다르다. 엄 고문은 "좋은 사람이 있으면 물려주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주변에서는 "달성과 국회의원에 대한 미련이 많을 것"이라며 연말 대선 전에 스스로 달성군지구당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때문에 자칫 달성군지구당을 놓고 전·현직 대구시지부장이 대립하는 듯한 모습이 연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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