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中.日 역학정립 분수령

입력 2002-02-14 00:00:00

◈부시 한.중.일 순방

9.11테러 이후 미국의 강경기조 외교노선이 국제사회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가운데 17일부터 22일까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후 처음으로 한.중.일 3국을 방문한다.

특히 부시대통령이 북한을 겨냥, '악의 축' 경고발언으로 한반도 안정기조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부시의 동북아시아 3국 순방은 남북 및 중.일 역학관계 재정립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대북 문제=부시 대통령은 19일 서울방문을 계기로 남북화해 협력을 핵심의제로 한 부시 행정부의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이와 관련, 부시 행정부 한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한국정부의 포용정책을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는 부시 대통령 방한시 대북 발언수위가 '악의 축'을 겨냥한 경고보다는 대화쪽에 무게가 실리게될 것이라는 기류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국 정상은 대북 현안과 관련, 북한의 재래식 군사력을 비롯, 미사일, 핵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및 수출중단 문제를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여 대량파괴무기 문제를 둘러싼 한미 양국간 입장조율 여부도 또 다른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미 양국이 이번 서울 정상회담을 통해 부시 행정부의 잇단 대북 경고발언 이후 촉발된 한미간 외교 난기류를 '봉합'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본=도쿄 미일 정상 회담의 의제는 크게 일본 경제회생, 안보협력, 북한문제로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취임후 일본을 처음 방문하는 부시 대통령은 17일 도쿄에 도착, 다음 날인 18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 및 오찬 회동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19일에는 일본 국회에서 연설한 후 아키히토 천황을 만나 의견을 교환한 뒤 한국으로 출발하는 일정이 잡혀 있다.

경제분야에 대해서는 일본의 디플레이션 대책과 구조개혁 문제가 중점 거론될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측은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조기처리 등 보다 신속하고 강력한 개혁을 고이즈미 총리에게 간접 주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21~22일 부시의 중국 방문은 1972년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 방중 이후 만 30년만에 이뤄지는 첫 미-중 정상회담이다.

양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중.미협력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따른 후속조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와의전쟁 등에 관해 집중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또 부시의 '악의 축' 발언으로 불거진 양국간 견해 차이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양국 정상회담은 지난해 미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 충돌 사건후 벌어졌던 양국 관계를 봉합하고 협력을확대하기 위한 전기가 될 수 있을 지에 많은 관심이 몰리고 있다.

류승완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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