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의 메모리부문 매각이 사실상 타결됨에 따라 그동안 우리 경제에 짐이 됐던 하이닉스 문제가 중요한 전기를 맞게 됐다.
아직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측과 인수조건에 관한 세부협상을 남겨두고 있지만 최대쟁점인 가격문제에의견일치를 봄으로써 협상이 사실상 타결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간의 이번 협상은 의견접근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업계의 상황과채권단의 이해를 감안할 때 협상타결은 불가피한 수순이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전세계 D램 업계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진행된 이번 협상이 최종 타결될 경우 마이크론은 삼성전자를 누르고 세계 1위의 D램 업체로 올라설 전망이어서 향후 D램업계의 판도변화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협상타결 의미와 배경=양사간의 협상 타결로 그동안 유동성 위기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하이닉스 문제는 해결의 열쇠를 찾게 됐다.유동성 위기가 불거지면서 생사의 기로에 서기도 했던 하이닉스는 독자생존보다는 합병이나 사업매각 등을 통한 생존방법을 택했고 작년 11월부터 마이크론과 협상을 벌여왔다.
합병 등 포괄적 제휴로 시작됐던 양사간의 협상은 하이닉스의 메모리사업 매각으로 방향을 찾았고 협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매각가격은 결국 40억달러 안팎으로 결론났다.
채권단이 당초 제시한 액수보다는 크게 줄어든 규모이지만 반대로 마이크론이 당초 제시했던 인수가격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어서 서로 '합리적인' 선에서 의견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양사간의 협상은 당초 1월말 이전에 MOU(양해각서) 체결을 목표로 진행됐지만 가격에 대한 입장차가 워낙 커 시간이 지연됐고 중간에 독일의 인피니온까지 하이닉스와의 협상에 나서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지기도 했었다.
그러나 작년에 혹독한 반도체경기 침체를 거치면서 D램 업계는 구조조정의 절실함을 뼈저리게 느꼈고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진 역시 이같은 인식에서 예외일 수 없었기에 커다란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판을 깨지는 못했다.
이런 측면에서 하이닉스나 마이크론의 협상타결은 중간에 나타났던 여러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미 예정된 결과였다고도 할 수 있으며 이번 협상이 안되더라도 인피니온 등 다른 업체와의 짝짓기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 향후 과제와 전망=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는 하지만 이에 대한 하이닉스 채권단의 동의 및 MOU 체결 이후실사문제, 메모리사업 매각 이후 남게되는 비메모리 회사로서 하이닉스의 생존방법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도 많다.
우선 이번 협상에 대해 하이닉스 채권단이 동의를 해야 하는데 박종섭 사장이 그동안 협상에서 채권단과 충분한 의견교환을 하면서 협상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협상결과에 대한 채권단의 추인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인피니온과 추진해온 협상도 있었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어디를 선택해야할 지도 결정해야 하나 일단 마이크론과 의견접근이 이뤄진 만큼 인피니온과의 협상은 완전히 뒤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또한 하이닉스 근로자들의 고용승계는 마이크론측이 적극적으로 나와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박사장은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메모리사업을 매각한뒤 남게 되는 잔존회사인 비메모리업체로서의 하이닉스의 앞날이다.일단 하이닉스는 메모리사업 매각대금을 마이크론의 주식으로 받고 잔존회사인비메모리부문에는 마이크론도 지분투자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잔존회사인 하이닉스는 매각대금으로 받은 마이크론 주식을 팔아 채권단의 부채 등을 갚거나 생존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그러나 비메모리만 하는 회사로서 하이닉스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와 함께 과도한 부채를 계속 짊어지고 갈 수 있을지가 의문시 되고 있다.
때문에 잔존회사에 대한 부채탕감 또는 신규자금 지원 등에 관한 얘기가 거론되고 있는데 채권단이 과연 이에 동의할지는 미지수여서 하이닉스가 순탄하게 앞날을 개척해 갈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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