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3, 4세 CEO시대 '시동'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아들인 정의선(32) 현대차 상무가 전무로 승진하는 등 재계의 3, 4세 경영체제에 본격적으로 시동이 걸리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1999년 말 현대차 이사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한 의선씨는 이듬해인 2000년 말 상무로 승진한데 이어 이번에 전무로 승진했고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의 장남인 정지선(30)씨도 올해초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옛 현대가(家)의 3세 경영체제 구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또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의 4남인 몽우(작고)씨의 장남 정일선(32)씨도 삼미특수강 상무에서 8일 전무로 승진하면서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겨 현장경험 쌓기에 들어갔다.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34) 삼성전자 상무보는 지난해 3월 경영참여 이후 올 1월 임원인사에서는 승진을 하지 않있으나 그의 승진시점과 본격적인 후계체제 구축 여부는 여전히 관심사다.

이와 함께 삼성가에는 장손인 이재현(42) 제일제당 부회장과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34) 부사장 등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한솔그룹은 올해부터 이인희 고문의 3남인 조동길(47) 회장 체제를 구축해 공식적으로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한솔은 98년부터 조동혁(51), 조동만(48), 조동길 부회장 등 3형제 공동경영 체제를 유지해왔으나 동혁씨는 명예회장이 됐고 동만씨는 정보통신 분야를 맡아 그룹에서 분가했다.

두산그룹의 경우 작년 10월 박용곤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정원(40) 두산상사BG(비즈니스그룹)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4세 CEO 시대를 열었고 박 명예회장의 차남인 박지원(37)씨도 두산중공업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인 김각중 경방 회장은 1월말 보유중인 회사지분 4.3% 모두를 장남인 김준(39) 전무와 차남 김담(37) 상무에게증여했다.김 회장은 경방 지분을 전혀 갖지 않은 채 회장직을 계속 맡을 예정이나 이번 증여로 김 전무는 4.9%, 김 상무는 4.17%의 지분을 각각 보유, 최대주주인 경방육성회(지분 5%)에 이어 각각 2, 3대 주주가 돼 사실상 3세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효성 조석래 회장의 세 아들 조현준(34) 전무, 조현문(33) 상무, 조현상(31) 이사 등 3세 경영진도 지난달말 인사에서 승진여부가 주목됐으나 모두 유임됐다.이에 앞서 LG는 지난 95년 구본무회장이 취임함으로써 주요 대기업중가장 먼저 3세 경영시대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