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 제3후보론 부상

입력 2002-02-09 14:46:00

한나라당 대구시장 경선을 앞두고 일부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제3후보론'이 수면위로 떠올라 논란을 빚고 있다. 지금까지 출마의사를 밝힌 현역 의원 3명의 출마포기를 전제로 경쟁력을 갖춘 다른 인물을 지역 의원들의 합의 방식으로 추대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새로운 후보를 찾기가 어려운데다 결론적으로 '반 문희갑'이라는 대전제를 깔고 있어 성사여부를 떠나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또 출마 의사를 밝힌 윤영탁·박승국·이원형 의원의 동의 여부도 불확실한데다 이를 두고 의원들간 갈등기류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면에서 '제 3후보론'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박종근 의원은 최근 출마의사를 피력한 3명의 의원에게 경선보다는 조율을 통해 시장문제를 매듭지어야 하며 이를 위해 결과에 승복한다는 서약을 할 것인지 등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경선할 경우 후유증이 예상되는 만큼 후보조율을 통해 한 사람을 추대함으로써 축제분위기 속에 선거에 나서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는 것.그러나 조정대상의 범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박 의원은 "지금까지 출마의사를 피력했던 사람들은 물론 제 3의 인물도 포함시킬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윤 의원은 지역의 모 의원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면서 결국 그를 추대하는 쪽으로 갈 가능성을 경계한 뒤 "자칫 지역내 단합을 깰 수 있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윤 의원은 이같은 분위기를 지난 7일 이 총재를 면담한 자리에서 전달하면서 "대구시장 후보문제를 놓고 특정 고교동창들끼리 담합하는 조짐이 일고 있다"는 식으로 우려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박승국 의원도 "출마의사조차 밝히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승복할 수 없다"며 "특정고 중심으로 모종의 각본이 꾸며지고 있다는 의혹을 떨칠 수 없다"고 비난했다.반면 이원형 의원은 경선 고수 입장에서 급선회, 조정결과 수용 의사를 밝혔다. "지역 의원들이 조율, 축제분위기속에 단일 후보를 추대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그는 또 "나를 포함, 윤·박 의원 등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피력했던 인사들은 모두 조정대상에서 제외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논리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결국 조정할 경우 이들 외의 인사로 매듭지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선 출마를 포기할 용의가 있다는 뜻이다.한편 제 3후보로 거론되는 김만제 의원은 9일 "나는 시장에 뜻이 없다는 말을 수차례 해왔으며 지역 의원들간 후보단일화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밝혔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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