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박세호씨 국방부 홈페이지에 입영민원

입력 2002-02-08 14:43:00

"하루라도 좋으니 군번을 목에 걸고 비무장지대(DMZ)에서 철책 근무 경험을 하고 싶습니다".

한쪽 팔만 쓸수 있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 박세호(34·부산시 해운대구 반송 2동)씨는 8일 국방부 인터넷 홈 페이지(www.mnd.go.kr)를 통해 김동신 국방장관과 최돈걸 병무청장 앞으로 입영 희망 민원을 제출했다.

박씨의 이같은 소망은 가수 유승준씨의 병역기피 문제로 '병역의무'가 우리 사회의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요즘 여러 의미를 던져주고 있다.

박씨는 88년 서울 장애인올림픽에서 투포환 종목으로 우승한 뒤 체육 최고 훈장인 맹호장을 수상했고, 97년엔 부산 동아시안 경기대회시 성화봉송 최종 주자로 선정돼 희망을 전달했던 장애인 체육계의 스타다.

"가수 유승준 사건을 보고 슬픈 분노와 국방의무를 깊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록 장애인이지만 하루라도 좋으니 나라를 지키고 싶다는 강한 욕망에 펜을 들었습니다".

부인 이상미(38)씨와 아들 성민(9)군을 둔 가장인 그는 "마음과 정신이 올곧으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다"며 군입대 의지를 거듭 다졌다.

"휠체어를 타고 DMZ 철책 근무서는 나를 보고 어떤 사람은 손가락질하고 비웃겠지만 그런 내 모습이 이 땅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나라를 지키는 자랑스런 의무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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