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열풍에 세수 비상

입력 2002-02-07 14:04:00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폐암 투병과 담배가격 인상 여파에 따른 금연 열풍으로 담배소비가 급감하면서 담배소비세 의존율이 높은 시.군 자치단체의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문경시의 경우 시청과 경찰서 학교 등 주요기관마다 지난해 연말부터 금연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흡연자의 평균 5%정도가 완전히 담배를 끊었고 30%이상이 흡연량을 종전보다 절반 정도 줄이고 있다는 것.

이같은 분위기는 경북북부지역 전체에도 비슷하게 나타나 당초 금연열풍이 일시적 현상이거나 특히 농촌지역과는 무관할 것이라던 예상이 크게 빗나가고 있다.

영양군에서는 지난해 12월 소매상 매입기준, 30만2천600갑이던 담배판매량이 올해 1월 들어 19만6천500갑으로 무려 35%의 감소율을 보였다.

이같은 1월 담배판매량은 이달초 담배가격 인상을 앞두고 소매상들의 사재기 등 가수요를 반영한 것이어서 실소비자에 대한 판매량은 더욱 감소된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있다.

이런 담배소비량 둔화 추세는 전체 세입의 30∼45%를 담배소비세에 의존하고 있는 지역 시.군 재정에 막대한 타격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영주시청 세무과 강성운 세무담당은 "연초에는 으레 담배소비가 다소 줄지만 올해는 예년과는 달리 급감하는 양상으로 담배소비세 징수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다.

더구나 최근의 사회분위기 때문에 담배판매고에 효자노릇을 했던 출향인 대상 내고장담배팔아주기운동을 거론조차 하지 못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43억6천만원의 담배판매세입을 올린 문경시청은 올해 세입 예상액을 37억원으로, 봉화군청은 24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각각 낮춰 잡았다.

시.군은 이로인해 각종 지역개발사업, 특히 지방세입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주민숙원사업 추진에 차질이 예상되자 대안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청송군은 임시방편으로 군청 공공건물 임대료 인상을 비롯 취득세와 자동차세 체납세 징수를 강화해 담배소비세 감소분을 보전할 방침이다.

문경시청 관계자는 "매년 지역 시.군의 확실한 세입원이던 담배판매세 감소는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일수록 타격이 심할 수밖에 없어 새로운 세원발굴이 시급한 실정"라고 말했다.

문경.윤상호기자 jkg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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