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미국 대통령의 '악의 한 축' 발언 이후 한반도 정세가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김대중 대통령이 처음으로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의 해법을 내놓았다.
그것은 "대화를 통한 해결"과 햇볕정책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여기에다 지금 시점에서 "감정적인 지나친 반미는 안된다"는 점도 덧붙였다.
우선 김 대통령이 문제해결의 대원칙으로 대화를 제시하고 이를 위해 "인내심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을 포함, 미국 지도부의 대북 압박 발언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는 것이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는 김 대통령이 지난 5일과 6일 "전쟁과 같은 비참한 상황에 이르지 않게 해야 한다"고 말한 것에서도 잘 드러난다. 비록 지금의 북.미 대립국면과 전쟁간에 인과관계를 설정하지는 않았지만 '전쟁'이라는 말을 언급한 것 자체가 김 대통령의 다급한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김 대통령이 제시한 대화를 통한 해결은 미국과 북한 모두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미국에 대해서는 상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 일단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북한도 전제조건없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대통령은 미 행정부의 대북 압박이 시작된 이후 국내 정치권 등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반미발언에 대해서도 한.미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한반도 문제가 남북한 당사자만으로는 풀어갈 수 없는 문제라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대북정책에 있어서 미국과 한국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한국의 대북정책은 한미간 동맹관계의 틀 속에서 추진될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날 만찬에서 김 대통령이 "우리는 테러에 대해 확고하게 반대한다"며 미국 지지 입장을 재차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 대통령은 이같은 입장을 오는 20일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에 전달할 것으로 보이나 한미간 시각차가 해소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는 지적들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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