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원들 미묘한 입장 차이

입력 2002-02-06 00:00:00

이원형 의원의 대구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한나라당 경선 출마 선언으로 한나라당 대구지역 일부 의원들이 묘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선 이러한 변화의 가장 중심에 서게 된 이는 강재섭 부총재다. 정가에서는 강 부총재 계보로 분류되는 이 의원의 출마를 두고 강 부총재의 '묵시적 동의설'이 파다하다. 하지만 강 부총재는 곤혹스러워하며 '출마 절대반대'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 부총재측은 "차차기 대권도전을 선언한 상태고 이를 위해서는 5월 부총재 경선에서 무조건 1등을 해야 한다"며 "이미 다른 의원들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에서 이 의원의 출마는 부총재 경선에서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실제 강 부총재는 5일 이 의원의 출마선언에 앞서 강한 톤으로 출마포기를 종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 시점에서 출마반대는 당연할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부총재의 정치행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부총재에 대한 마음은 변화가 없지만 출마포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강 부총재로서는 어떠한 형태든지 시장경선에 대한 교통정리나 입장 표명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지역구 문제로 이 의원과 불편한 관계였던 김만제 의원은 지역 의원 중 가장 앞서 '지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김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이 의원이 지구당위원장을 맡아온 수성갑 지역에서 공천을 받았다. 그 이후 두 진영은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져온 마음의 빚을 갚을 길이 생겼다"며 지지 의사를 피력하고 있다.

한편 '반 문희갑'을 기치로 경선 출마를 저울질해 온 박승국 의원과 중앙당의 지원과 지역 의원의 다수의 추대형식을 희망해온 윤영탁 의원은 또 하나의 복병을 만난 셈이다. 이 의원이 경선 참여를 고수하는 이상 개별적으로 지지세 확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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