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근태 고문 국회 대표연설

입력 2002-02-05 00:00:00

민주당 김근태 상임고문의 5일 국회 대표연설은 부시 미 대통령 발언 후 냉기류가 흐르는 한반도 문제와 정치개혁, 경제회생에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국민의 정부' 실패에 대한 반성도 곁들여졌다.

그러나 현정부 권력실세와 대통령 친인척 비리 등 권력형 부정부패에 대한 솔직한 시인과 사과 대신, 야당의 '동반책임론'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김 고문은 우선 정치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면서 야당의 비협조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회창 총재는 김대중 대통령이 민주당 총재직을 떠나면 국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해놓고 과연 그렇게 했느냐"고 공격했다. 이어 "지금 민주당은 일대 정치개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정치개혁에 대한 한나라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김 고문은 최근 게이트 정국 관련, "국민의 정부 '시행착오'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부정부패 척결은 성역이 없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이 총재는 이른바 '세풍'에 동생이 연루돼 재판에 회부됐을 때, 안기부 자금횡령 사건 때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었다"고 공격했다.

남북문제와 관련, 김 고문은 "대북협력사업은 '퍼주기'가 아니라 '평화 가져오기'"라며 "미국에서 김정일 위원장 답방에 반대했던 이 총재는 어느 나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느냐"고 따졌다. 부시 발언과 관련해서는 "이 발언이 햇볕정책을 흔들어서는 안된다"면서 "2월19일 부시 대통령 방한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제문제에 대해 김 고문은 시장경제와 벤처기업 재육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이 투명해야 한다"며 "시장에 적응하는 기업은 성공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덕적 해이에 빠진 일부 벤처기업은 책임추궁을 받아야 하지만 벤처기업은 여전히 우리의 중요한 성장동력"이라면서 "벤처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곤기자 lees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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