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이 2002 월드컵 개막을 110여일 앞두고 총체적 부실을 드러내 본선 사상 16강 진출이란 국민적 염원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대표팀의 올 첫 대회인 북중미골드컵을 지켜본 축구전문가들과 팬들은 대표팀의 전력을 냉철하게 점검, 전술과 앞으로의 훈련 방안을 마련할 것을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주문하고 있다.
히딩크 감독이 3일 캐나다전 후 인터뷰에서『예상 못한 새로운 선수들이 있다』며 발탁할 뜻을 밝혔듯이 대표팀의 몇몇 포지션은 수혈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술=골드컵은 빠른 시일내에 정예멤버를 구성한 뒤 월드컵에서 만나게 될 한 수 위의 상대들과 맞설 우리의 전술을 정립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대표팀의 기본 전술은 스리백을 기초로 한 3-4-3과 3-4-1-2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세네갈,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선보인 3-4-3은 빠른 좌, 우 공격수인 이천수와 최태욱을 활용하는 전술로 대표팀의 주된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골드컵에서는 투톱과 플레이메이커를 기용하는 3-4-1-2를 실험했으나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된 이천수와 박지성, 최태욱이 제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가지 전술을 모두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좋겠지만 한가지로 집중 훈련, 숙련도를 높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수비=일(一)자 스리백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유상철과 송종국을 중심으로 한 스리백은 지난해 후반부터 어느 정도 안정감을 보여 주었으나 골드컵 미국, 캐나다전에서는 불안함을 보였다. 코스타리카와의 4강전에서는 상대의 스리톱에 맞서 포백으로 전환했다가 적응에 실패, 3골을 먹었다.
히딩크 감독은 여전히 포백에 미련을 두고 있으나 더 이상 시행착오를 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수비의 핵인 중앙수비수를 송종국과 유상철, 아니면 홍명보로 할 것인가를 먼저 확정지어야 한다.
▲미드필드=국내 축구인들은 히딩크 감독이 체력을 지나치게 중시, 기술을 갖춘 선수를 중용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날카로운 패스로 공격의 물꼬를 트는 패스 능력을 갖춘 플레이메이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플레이메이커로 기용된 이천수와 최태욱, 박지성, 유상철, 안정환 등은 모두 불합격 판정을 받은 만큼 윤정환과 고종수 등 새로운 선수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공격=믿을 만한 선수가 없다. 골드컵에서 황선홍과 최용수, 김도훈, 차두리, 이동국, 안효연 등이 스트라이커로 기용됐으나 김도훈만이 1골을 기록, 심각한 골가뭄을 보였다. 이들은 골드컵 5경기에서 골을 넣을 기회를 여러 차례 잡았지만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새로 테스트할 공격수가 없는 만큼 이들 중 누군가가 파괴력 넘치는 스트라이커가 되어 주길 기대할 수 밖에 없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한국축구대표팀이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92위 캐나다와의 3, 4위전에서 엉성한 수비의 조직력과 답답한 골결정력을 극복하지 못하며 1대2로 역전패, 4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날 김도훈을 최전방에 내세워 상대 골문을 두드렸고 수비에서는 송종국을 가운데 두고 최진철과 김상식이 좌, 우를 맡았다.
반면 미국과의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캐나다는 수비를 탄탄히 하는 데 치중하면서 골잡이 드와인 데로사리오를 앞세운 기습위주의 작전으로 맞섰다.
한국은 전반 14분 미드필드에서 한번에 이어지는 패스로 선취골을 뽑았다.오른쪽 하프라인 근처에서 공방을 펼치다 최진철이 길게 전진패스했고 김도훈은 오른쪽 발바닥으로 툭 건드리면서 수비 1명을 따돌린 뒤 골키퍼와의 1대1에서 오른발슛,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계속 공격의 주도권을 쥐고 몰아붙였으나 추가골로 연결하지 못하다 33분 동점골을 허용했다. 캐나다의 제이슨 데보스가 헤딩으로 골문전으로 밀어 넣은 볼을 수비에 가담했던 김도훈이 머리로 받아낸다는 것이 자살골이 되고 말았다. 1분 후에는 캐나다의 결승골이 터졌다.
짐 브래넌이 한국의 수비진영을 파고들면서 가운데로 밀어주자 폴 스탤테리가 발뒤꿈치 패스로 최성용을 따돌렸고 드와인 데로사리오는 송종국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오른발슛, 골로 만들어 냈다.
이로써 히딩크호는 출범 후 10승5무8패, 올들어 미국프로팀인 LA갤럭시전을 포함 1승1무4패를 기록했다.
미국은 코스타리카와의 결승전에서 전반 37분 조쉬 울프의 선제골과 후반 17분 제프 아구스의 왼발 프리킥 골에 힘입어 2대0으로 승리했다. 미국은 지난 91년 첫 대회 우승에 이어 이 대회 통산 2번째 우승컵을 차지하며 상금 15만달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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