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커스-'이용호 게이트'수사 신승남 전총장 '압력'받은 듯

입력 2002-02-04 00:00:00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이 작년 9월 이용호씨 구속직후 신승남 당시 검찰총장을 찾아가 동생 승환씨 연루사실을 언급하면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짐으로써 차정일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 국정원이 재작년 1월 "발굴 사업자들의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보인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이 특검수사에서 새롭게 밝혀지면서 "엄익준 전 국정원 2차장으로부터 (보물매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들었다"는 이기호 전 경제수석의 해명경위에 대해서도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르면 내주초 이 전수석에 대한 소환방침을 밝힌데 이어 이형택·김형윤·신승환씨 등 관련자 기초조사가 끝난 뒤 신 전총장을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총장 압력 받았나=작년 9월13일 이씨가 승환씨에게 스카우트 비용으로 5천만원을 입금한 이용호씨 부인 최모씨로부터 입수한 통장사본을 김형윤 전 국정원 경제단장에게 전달, 김 전단장을 통해 신 전총장에게 이용호씨에 대한 수사중단을 요구했다는 것이 의혹의 핵심.

이에 대해 신 전총장 본인은 "같은달(9월) 16일 동생을 불러 6천666만원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고 3일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 사실을 공개했으며 이용호측으로부터 수사중단 압력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는 상태.

이에 따라 향후 특검수사는 이용호씨 측근들이 통장사본을 갖고 신 전총장을 어떤 식으로 압박했는지 여부를 가려내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용호씨의 부인 최씨가 통장사본을 이형택·김형윤씨에게 전달하게 된 경위를 밝혀낸 다음 김씨 등이 신 전총장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용호씨가 구속된 직후 최씨로부터 통장원본을 입수한 임모 변호사가 이씨를 찾아가 수사상황을 논의하며 승환씨 연루사실을 언급한 이후 임변호사가 통장원본을 이용호측에 다시 넘겨준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 때부터 이용호씨 측근들이 통장사본 여러개를 만들어 이·김씨 등을 통해 현직 검찰총장 동생의 연루사실을 퍼뜨리고 수사무마를 위한 로비를 벌이는 등 신 전총장을 압박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기호 전수석 해명경위=이 전 수석에 대한 특검수사는 지난달 26일 "2000년 1, 2월께 엄 차장으로부터 '보물매장이 사실이 아니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이 전 수석의 해명 경위를 규명하는데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이는 99년 12월 국정원 목포출장소가 엄 전 차장에게 "발굴업자들의 주장이 상당 부분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는 보고서를 올렸다는 특검수사 결과와 정면으로 상충되기 때문.

이 전 수석의 해명은 이씨가 재작년 1월 이후 발굴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경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이씨를 보호하기 위해 이 전 수석이 재작년 작고한 엄전차장에게 책임을 미루고 근거가 희박한 해명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특검팀은판단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이용호씨가 국정원 보고서의 결론을 알고 보물발굴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이 보고서가 이 전수석 및 이 전수석을 통해 다른 '윗선'으로 전달됐는지 여부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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