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륙에 '패스트푸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중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은 지난 10여년간 매년 20%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지난 2000년 시장 규모가 2천억위안(약 32조원)을 넘어서면서 지난 해에는 2천500억위안(40조원)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코카콜라와 더불어 미국문화의 상징이자 첨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맥도널드가 중국시장에 진출한 지 10년.다국적 패스트푸드업체들의 중국시장 각축전은 중국의 WTO가입과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중국인들의 독특한 외식문화와 '샤오황디(小皇帝)'에 대한 중국인들의 유별난 사랑도 중국에서의 서구식 패스트푸드 산업의 급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샤오황디' 붙들기 경쟁
베이징이나 상하이, 선전 등 주요 대도시의 맥도널드와 KFC매장에서는 연인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손을 잡고 나온 '샤오황디'의 모습을 적잖게 볼 수 있다. '샤오황디'는 지난 81년부터 중국이1가정 1자녀 정책을 실시하면서 하나뿐인 자녀를 황제처럼 보호하고 아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주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의 패스트푸드 시장은 KFC(궁더지, 肯德基)와 맥도널드(마이당라오, 麥當勞)가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버거킹과 피자헛, 도미노피자 등도 진출해 있다.한국의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업체로는 롯데리아와 파파이스, 미스터피자 등이 적극적으로 시장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
KFC는 외국 패스트푸드업체로서는 중국시장에 가장 먼저 상륙했다. 87년 베이징에 1호점을 연 KFC는 100%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고 정부와 지자체의 공익사업에 10여년간 2천만위안을 직.간접적으로 기부하는 등 현지화에 성공한 기업중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맥도널드는 각 매장에 '샤오황디'로 불리는 어린이들의 생일잔치와 모임을 도와주는 보모를 배치, 적극적인 마케팅을벌이고 있다.
상하이 까르푸(家樂福) 구베이(古北)점에 입점해 있는 맥도널드매장 앞에서도 젊은 보모가 어린이고객들에게 율동을 가르쳐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맥도널드와 KFC는 점포가 이미 300개와 500개를 넘어서 주요 대도시에서 지방의 중소도시로 매장을 확대하는 전략을구사하고 있다.
피터 판 맥도널드 중국법인대표는 지난해 베이징 청년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4배가 넘는 13억인구를 갖고 있는 중국의 엄청난 시장잠재력에 대응하기 위해서 앞으로 100여개의 신규점포를 중국 각지에신설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91년에 진출한 피자헛도 지난해 8월말 현재 점포수가 50개를 넘어섰다.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외식을 선호하고 있는데다 특히 도시주민들의 62%가 외식할 때 패스트푸드점을찾고 있다는 조사결과처럼 중국의 패스트푸드시장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세계적인 패스트푸드업체가 강력한 브랜드이미지를 앞세워 시장확대에 나서고있는 반면 롯데리아와 파파이스 등 한국의 유명 패스트푸드업체의 중국시장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다.
국내 정상급을 자랑하는 롯데리아는 국내업체로는 가장 먼저 94년 중국에 진출했지만 아직까지 베이징과 하얼빈 등지에 8개의 체인점밖에 열지 못했고 그나마 KFC와 맥도널드의 파워에 눌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오히려 롯데리아는 주메뉴인 햄버거보다는 '홍또우빙샨'(팥빙수)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세계 2위의 치킨패스트푸드 브랜드인 '파파이스'도 97년 중국지역 파파이스 사업권을 미국본사로 부터 획득, 중국시장에 진출해 베이징에 3개, 다롄(大連), 하얼빈 등지에 점포망을 확대하고 있으나 시장을 선점한 KFC의 위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미스터피자의 성공
미스터피자는 국내패스트푸드업체의 중국진출 성공사례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피자에 대한 중국인들의 입맛과 인식이 확립되지 않아 피자가 보편적으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미스타 피자는 지난 2000년 1월 1호점인 지엔궈먼(建國門)점을 시작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피자헛과 도미노피자에 이어 중국시장에 진출한 세번째 피자브랜드였지만 성공적으로 브랜드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미스터피자 중국법인의 강선희 사장은 "중국시장이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버텨내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승부한다는 각오로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기간에 승부를 내기위해 시간과 자금에 쫓기면서 하는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강 사장은 "외식브랜드 사업은 초기투자를 생각해야 한다"면서 "100억원을 쏟아붇더라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서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자는 아직까지 중국에서는 고가로 인식돼 있다. KFC나 맥도널드의 경우 1인당 소비액이 20위안(3천200원)정도인데반해 피자는 1인당 50위안(9천원)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스터피자는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처음부터 피자헛과 같은 고가격정책으로 브랜드를 구축했다. 일반피자는55위안(레귤러사이즈)과 85위안(라지사이즈)으로 피자헛과 같은 가격이다.
피자헛이나 커피체인점 '스타벅스' 같은 다국적 프랜차이즈업체가 막대한 자금으로 적극적인 홍보전에 나서는데반해 미스터피자는 인근백화점과 쿠폰 제휴를 통한 판촉활동이나 잡지 등을 통한 브랜드알리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강 사장은 "다국적자본처럼 TV에 쏟아붓는 것보다는 매장을 확장시켜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이 보다 효과적"이라며 "세계적인 피자브랜드가 더 들어와서 피자시장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미스터피자는 1월 베이징 시단(西單)에 4호점을 개설했다.
미스터피자가 성공사례로 꼽히는 것은 한국 전통음식도 아닌 피자를 한국인의 입맛 그대로 세계시장에 내놓아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스터피자의 가장 큰 특징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는 뉴욕 45번가의 레이스피자의 독특한 조리법을 그대로 지켜 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미스터피자'는 지난 90년 '미스터피자 재팬'사의 기술제휴로 한국에 도입된 브랜드였다. 그러다가 일본미스터피자와의 지분을 정리하고 98년 미스터피자를 독립시켜 세계로 진출, 로열티를 받는 프랜차이즈업체로 성장한 것이다.중국시장 진출에 성공한 강 사장은 "중국을 발판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사업확장 포부를 밝혔다.
글:서명수기자 diderot@imaeil.com
사진:이경훈기자 tod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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