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됐던 지난 29일 DJP 회동에 대해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대화 내용을 일부 공개했다.
"김 총재는 최대 관심사였던 내각제 도입 등에 대해 강한 의지를 전달했으나 김대중 대통령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정진석 자민련 대변인이 전했다.
김 총재는 "내각제 발의라도 해달라고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고 강한 유감을 표명했으나 김 대통령은 눈을 감고 듣기만 했다"고 당 간부들에게 말했다.
이어 "정치여생을 내각제 점화에 바치겠다. 교섭단체가 안 돼 국고보조금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그 돈마저 떨어지면 걸어서라도 다니며 내각제를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통령은 한숨을 쉰 뒤 '앞으로 여유도 없을텐데 어떻게 그 일을 계속 추진하려 하느냐. 그렇게 결심이 굳은 줄 몰랐다. 나도 답답하다'"고 대답했다는 것.
또 "'민주당 중도개혁 포럼에서 내각제를 추진하는 보고를 받았느냐'고 묻자 김 대통령은 '보고를 받았는데 무슨 소린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DJP 공조파기와 관련, "김 총재가 '현 정권의 한 축이었던 우리 당이 국민의 문제 제기를 토대로 장관 교체를 요구했는데 민주당 총무가 표결을 강행한다고 해 깜짝 놀랐다'며 당시의 섭섭했던 마음을 털어 놓자 김 대통령은 다소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고 정 대변인이 전했다.
대북문제에 대해서도 두 사람은 심도깊은 대화를 나누었다. 김 총재는 "8만명의 국군 포로, 납북 어부 문제는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왜 국가보안법 인권침해 문제만 말씀하십니까"라면서 "이 문제를 남북장관급 회담 때 정식 제기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대통령은 "그러겠다"면서 "월드컵을 앞두고 더욱 중요해진 남북관계를 잘 끌고 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은 국정 현안뿐 아니라 내각제나 정계개편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많다"고 추측했다.
박진홍기자 pjh@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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