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US오픈 챔피언 마라트 사핀(러시아)이 무더위를 시원하게 해결해 준 비 덕택에 토미 하스(독일)를 꺾고 호주오픈테니스대회(총상금 1천650만달러) 결승에 진출다.
9번시드 사핀은 25일 호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아레나에서 계속된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초반 열세를 딛고 7번시드 하스에 3대2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재작년 US오픈에 이어 생애 두번째 메이저 결승에 오른 사핀은 27일 16번시드 토마스 요한손(스웨덴)과 우승을 다툰다.비로 인해 50분이나 중단된 이날 경기는 추운 나라에서 온 사핀에게는 행운의 한판이었다.
이날 36℃까지 치솟은 무더운 날씨에 곤욕을 치른 사핀은 2번의 타이브레이크를 거친 3세트까지 어이없는 범실을 남발하며 게임스코어 1대2로 뒤졌다.무더위에다 경기 도중 무릎 마사지를 받을 정도로 괴로워한 사핀은 그러나 4세트 1게임을 먼저 따낸 상황에서 시원스런 비가 한낮의 폭염을 집어삼키자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최고 시속 217㎞에 달하는 총알 서비스와 전광석화같은 발리 플레이가 살아난 사핀은 시종일관 하스를 압도하며 한 게임도 내주지 않고 4세트를 따낸 데 이어 5세트에서도 단 2게임만 내주고 완벽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앞서 열린 여자복식 결승에서는 '미녀 듀엣'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조가 아란차 산체스 비카리오(스페인)-다니엘라 한투호바(슬로바키아)조를 2대1로 제압, 99년 이후 3년만에 정상에 복귀했다.
투어 대회까지 합치면 두 선수에게는 12번째 복식 우승컵.지난 99년 단·복식 우승을 휩쓸었던 힝기스로서는 26일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와의 단식 결승을 앞두고 있어 3년만의 단복식 석권까지도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