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 이야기-감독.주연 명콤비

입력 2002-01-26 14:11:00

방송작가 김수현을 얘기할라치면 탤런트 윤소정을 떠 올린다. '찰떡 궁합'으로 소문이 나있기 때문이다. 김수현 작품엔 반드시 그녀가 등장한다.

영화계에서도 항상 그같은 찰떡 궁합이 존재해 왔지만 국내엔 최근 대박을 일궈내는 새로운 명콤비가 부상중이다.

지난 11일 개봉된 이래 전국 누계 37만8천800명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나쁜 남자'의 김기덕 감독과 나쁜 남자로 출연한 조재현. "김 감독과는 동지적으로 신뢰하는 사이"라고 조재현이 공언하듯, 이들 관계는 널리 알려진 불가분의 관계다.

지금까지 김 감독이 만든 여섯 작품 중 4편에나 등장하더니 기어코 '나쁜 남자'에서 조재현은 TV드라마 '피아노' 효과와 함께 스타덤에 올라섰고, 김기덕은 상업성까지 갖춘 작가주의 감독으로 격상됐다.

"최고의 궁합커플을 만나면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내는데 '나쁜 남자'가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 등 기존의 모든 영화 흥행총합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조재현이라는 배우의 무한한 가능성을 인지한 김 감독의 신뢰감이 결국 '빅뱅'을 만들어 냈다". 영화계 호사가들의 '호들갑'이다.

2000년 전국 583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공동경비구역 JSA'의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도 새로운 명콤비. '공동경비구역'에 이어 2월에 개봉될 박 감독의 하드보일드 영화 '복수는 나의 것'에서 송강호와 다시 호흡을 맞췄다.

어쩔 수 없이 유괴라는 범죄를 택한 남녀와 딸의 시신을 발견하고 복수를 결심하는 아버지를 다룬 이 영화에서 송강호는 냉혹한 복수자 '동진'으로 나온다. "무표정한 표정에서 냉철함과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다"는 송강호에 대한 박 감독의 강한 신뢰에 화답하듯 송강호는 이 역을 소화해 내기 위해 7kg이나 살을 빼며 변신중이다.

2001년 전국 820만명의 관객을 동원, 신기원을 이룩한 '친구'의 곽경택 감독은 오는 7월쯤 개봉될 '챔피언'이란 영화에서 배우 유오성과 재회했다. 한 시대를 극적으로 살았던 김득구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그의 치열한 삶과 사랑을 다룬 이 영화에서 유오성은 주연인 김득구 역을 맡았다.

사실 유오성은 '친구' 촬영당시 시나리오가 나오기 전 임에도 불구하고 오직 곽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챔피언'의 주연을 자청하고 나섰다는 후문이다. 이들은 실제로도 동갑내기 친구로 영화 안팎으로 끈끈한 우정을 과시한다.

특히 박찬욱-송강호, 곽경택-유오성 콤비는 지난번 대박을 같이 일궈 낸 '감이 좋은' 관계란 점에서 '황금빛 콤비'로 불린다. 하긴 실패한 영화를 두고서야 명콤비 운운이 될법이나 한가. 배홍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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