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대구시내 모 팬시용품점. 초등학생 2명이 벌써 등장한 발렌타인 선물용 초콜릿 가판대를 찾아 들어섰다. 아이들이 선뜻 고른 제품은 담배곽 포장을 본뜬 중국산 초콜릿.
한 초등학생은 "겨우 찾았다"며 "초콜렛이 담배모양과 비슷해 재미있다며 친구들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발렌타인 데이(2월14일)를 앞두고 시중에 쏟아진 초코렛 제품 가운데 이처럼 담배곽의 디자인과 색상을 흉내낸 뒤 DUNK, THAS, MIND CHOCOLATE, MOUNTAN 따위의 담배이름을 연상케 하는 제품들이 많다.
내용물도 양담배 특유의 황색필터까지 본딴 궐연형 초코렛도 있다. 한갑당 300~1천원하는 이들 중국산 담배형 초코렛은 맛이 조잡한 데도 청소년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
새해부터 '이주일 신드롬'을 낳으며 금연 열풍이 불고 있는 사회분위기와 달리 이처럼 흡연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는 상품들이 나도는 가운데 담배판매량 감소를 막기 위한 양담배상들의 판촉활동이 뜨거우며, 금연에 반발하는 흡연예찬론까지 만만찮다.
담배인삼공사 대구본부 관계자는 "사실 술도 담배 못지않게 건강에 유해한데 왜 '금주열풍'은 없느냐"며 "금연 분위기때문에 회사밖에선 담배얘기를 꺼내지도 못할 정도"라고 투덜댔다.
그는 또 "일부 양담배 대리점들은 금연 열기에 따른 위기감에 담배 한상자(500갑)당 5만원(한갑당 100원)가량 깎아 소매상에 납품하거나, 기념품까지 증정하는 불법을 저지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ㄷ 인터넷사이트에는 흡연자를 위한 채팅방이 등장, '등소평이 말한 흡연의 10대 장점'이라는 흡연예찬론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담배를 피우면 사고력과 인내력이 높아지고, 사교에 도움이 되며, 젊은이에겐 낭만을 장년층에겐 위엄을 갖추게 한다'는 등등.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발렌타인 선물의 주 소비층이 청소년임을 감안하면 건강에 유해한 담배소비를 청소년층에게 간접적으로 조장하는 상술이나 분위기는 재고되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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