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보호협 영주 회원들-야생동물 보호 우리가 앞장

입력 2002-01-24 14: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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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치거나 조난당한 야생동물과 조류들을 정성껏 보살펴 건강한 모습으로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갈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남들이 잘 알아주지 않지만 묵묵히 상처입은 야생동물들을 보살펴 오는 한국조류보호협회 영주시지회 김병주(52)회장과 회원들.

지난 97년 3월 조직된 이 모임에는 현재 20여명이 활동 중이다.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까지, 전업주부에서부터 회사원, 자영업자, 택시기사 등 연령과 직업도 다양하지만 야생동물 지킴이라는 점에서는 모두가 한몸이다.

이들은 작년 2월 영주시농업기술센터 한켠에 24평 규모의 야생조수류 치료보호소가 문을 연 이후 더욱 바빠졌다. 윤복동(50)홍보실장은 "특히 겨울철이면 추위와 굶주림에 탈진하고 밀렵으로 상처받은 야생동물을 보호해 달라는 신고와 문의가 크게 늘어난다고"고 말했다.

회원들은 이 보호소가 문을 열기 전 3여년 동안은 김 회장의 풍기 아파트내 3평 정도의 베란다에서 동물을 보살폈다. 당시에는 고약한 냄새 등으로 이웃의 시선이 곱지 않았으나 김씨의 성심을 알고는 '야생동물의 애비'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격려 한다.

보호소에는 지금도 독수리와 황조롱이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조류 14마리와 너구리 등이 이들의 정성어린 치료를 받으면서 야생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회원들은 요즘 산으로 올무나 덫을 수거하러 간다. "의외로 많은 밀렵도구와 독극물로 인한 2차 중독으로 희생되는 야생동물이 많이 발견돼 안타깝다"고 말한다이들은 보람을 느끼면서도 간혹 실의에 빠진다. '돈벌이 수단'이라든지, '배부른짓'이라는 비아냥을 들을때다.

김승규(51)조류부장은 "치료보호소에서 먹이값과 치료비, 약값 등으로 한달 평균 1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고 일부 회원들이 내는 회비로는 턱없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지만 야생동물을 지킨다는 보람하나로 이겨 나간다"며 밝게 웃었다.

영주.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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