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와의 전쟁으로 빚어진 암울함은 가고, 밝고 화사함이 거리를 누빈다".
올 봄.여름 여성패션의 상징적 용어는 '로맨티시즘'(낭만주의). 로맨티시즘은 이성(理性)과 질서로 요약되는 신고전주의에 반발, 인간의 자유와 자연주의를 표방하여 19세기에 시작됐던 예술.문화사적 운동에 기원한다.
현대에 들어와 로맨티시즘에 대한 의미가 퇴색됐지만 최근들어 '자유'와 '자연'이란 주제로 패션에 재현되고 있다.패션에서의 로맨티시즘은 최근 몇 년간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1970년대식 복고풍의 영향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열렸던 구치, 프라다, 루이 뷔통 등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의 '2002 봄.여름 컬렉션'에서는 공통적으로 70년대풍 스타일이 두드러졌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나 '로리타' 같은 귀여우면서도 사랑스런 멋을 강조한 의상들이 특히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패션 디자이너 박동준씨는 "지난 해까지는 미니멀리즘으로 대변되는 몸에 붙는 스타일이나 단순함을 강조한 스타일이 유행을 주도했으나 올해는 부드러우면서 여성스러운 스타일이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끈, 주름, 리본, 구슬, 자수 등의 장식이 스커트나 재킷 등에 많이 활용되고 어깨선을 과감하게 드러내는 빅토리안 스타일의 블라우스도 주목할만하다. 가장 대표적인 유행 스타일은 꽃무늬. 꽃무늬 원피스에 꽃무늬 바지, 재킷, 가방, 벨트에 이르기까지 꽃무늬가 패션 전반에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소재 역시 로맨틱 이미지를 최대한 강조하고 있다. 고급스런 광택의 실크 소재와 안이 비쳐 보이는(시 스루) 얇은 시폰이 주류를 형성하고 반짝이는 새틴, 섬세한 레이스 등은 여성스럽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색상도 순수와 사랑의 느낌을 주는 흰색과 핑크(연분홍)등이 유행할 전망. 이 밖에 푸른색, 노란색, 붉은색 등 원색도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흰색도 병실의 시트를 연상시키는 창백한 흰색이 아니다. 우유빛이 도는 윤기나는 흰색이라고나 할까.
핑크의 경우 푸시아 핑크(원색적이고 도발적인 핑크)에서부터 사랑스러운 로즈 핑크, 순수한 느낌의 퓨어 핑크(맑은 핑크), 부드러운 파스텔 톤의 핑크까지 다양한 톤의 핑크가 함께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씨 디자인실의 박난실 실장은 "현대적인 느낌의 아이보리색 정장, 줄무늬 니트와 체크 무늬 스커트를 카디건 등 소품과 받쳐입으면 멋쟁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교영기자 kim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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