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본선 진출국-(20)에콰도르

입력 2002-01-22 14:29:00

'남미의 만년 약체' 에콰도르가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진출, 주목을 받고 있다.

에콰도르는 1925년 축구협회를 창립하고 이듬해 FIFA 회원국이 됐지만 단 한차례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는 한을 이어왔다. 66년 잉글랜드대회 지역예선에서 칠레와 플레이오프까지 치르며 분전, 고배를 마신 것이 그나마 최고의 성적이다.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아메리카) 통산성적에서도 10개국 중 9위에 머물러 있다.이러한 에콰도르가 세계 축구계의 양대 산맥인 남미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축배를 들었다.

본선에서는 사상 4번째 우승을 노리는 이탈리아, 98년 프랑스대회에서 3위에 오른 크로아티아, 12차례나 본선에 오른 멕시코 등과 G조에 포함돼 '이변'을 노리고 있다.

에콰도르는 이번 남미예선에서 거함 브라질을 격침시키는 등 9승4무5패로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로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하지만 에콰도르의 화려한 성적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평가다. 해발 2,850m 고지대인 키토에 자리잡은 국립경기장의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성적이란 것이다.

에콰도르는 실제로 예선 18경기 중 홈에서 6승2무1패로 초강세를 보인 반면 평지에서 가진 원정경기에서는 3승2무4패로 반타작도 하지 못했다.에콰도르의 강점은 4-4-2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구축됐다는 점이다.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지만 투톱 아구스틴 델가도(28·잉글랜드 사우스햄튼)와 이반 카비에데스(25·스페인 바야돌리드)를 이용, 역습을 펼친다. 게임메이커 알렉스 아기나가(34·멕시코 네카사)의 발끝에서 대부분의 공격이 시작되지만 수비진에서 투톱으로 바로 연결되는 패스도 위협적이다.

포백 수비진의 울리세스 데라크루스(28·브라질 크루제이루)와 이반 우르타도(28·멕시코 UNL)는 예선에서 전 경기 출전하며 철통같은 수비력을 과시했다.

또 에콰도르는 정신력이'비빌병기'로 꼽힌다. 콜롬비아 출신의 에르난 다 리오 고메스(46) 감독은 개인기가 모자르는 선수들에게 체력과 정신력을 강조, 선수들의 플레이가 전쟁터에 나선 병사에 비유될 정도로 사생결단식이다.

남미예선에서 무려 47차례 엘로카드를 받고 2차례 퇴장을 당할 만큼 전투적인 축구로 상대의 기를 꺾었고 결과적으로 그 덕을 톡톡히 본 셈이 됐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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