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전산시스템 잇따라 '다운'

입력 2002-01-22 12:27:00

공공기관, 병원 등의 전산시스템 '다운' 사고가 잇따라 업무 차질에 따른 집단 피해가 잦다. 더욱이 대형 전산사고에 대한 통계, 사고원인 분석 등 전산시스템에 대한 총괄적 관리 체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사고 발생때 마다 '땜질식 대응'에 그치고 있다.

21일 오전 10시쯤 경찰청의 운전면허 주전산기가 시스템 업-그레이드 과정에서 다운, 전국 경찰서와 운전면허시험장의 교통·면허 업무가 2시간동안 마비사태를 빚었다. 이로 인해 대구를 비롯 전국 경찰서 민원실에서는 운전면허증 재발급, 벌점 조회, 각종 범칙금 미납여부 조회 등 교통민원 업무가 중단됐다.

또 칠곡, 화원을 비롯 전국 26개 운전면허시험장도 시험 접수, 면허증 발급, 조회 서비스 등 중단으로 시험장을 찾은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경찰 한 관계자는 "이날 오후에도 에러 메시지가 자주 뜨는 등 시스템이 불안정했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10시20분쯤 경북대병원에서도 전산망 일부가 다운, 진료· 검사· 투약· 처방 등을 못해 입원·외래환자들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환자가 가장 많은 월요일 오전에 2시간 이상 전산시스템이 작동않는 바람에 병원을 찾은 1천여 환자들이 시스템 복구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병원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경북대병원 전산팀 관계자는 "입원환자 등을 관리하는 병동전산시스템의 과부하로 외래환자용 전산시스템까지 중단됐다"며 "앞으로도 병원 전산시스템이 중단, 모든 업무가 마비될 가능성이 커 조만간 CPU 등 시스템 전체를 교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대병원에서는 지난 해 8월에도 소화기내과 전산망이 이상을 일으켜 처방전 발급 지연사고가 있었다.이같은 상황에서도 각 기관 및 업체들은 전산망 관리에 대한 투자를 등한히하고, 정보통신부 등 관계기관 역시 사고원인 및 실태파악을 소홀히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보통신부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프로그램 등 어떤 것도 100%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시스템 다운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며 "정부도 이러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시스템 정비 등 정보화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주)TINC 조갑환 SI(시스템통합)이사는 "완벽한 기계는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작동이 멈출 경우 가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같은 시스템을 두개 준비하는 것"이라며 "시스템을 두개 설치할 여력이 없다면 외부 장애복구(백업)센터와의 협조를 통해 복구시스템을 갖추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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