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설비투자 여건 개선 난망

입력 2002-01-22 12:32:00

지역 기업들은 올해에도 설비투자 여건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투자규모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거나 오히려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종업원 20명 이상의 대구지역 제조업체 86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2002년 설비투자계획'에 따르면 응답업체의 69%가 올해 설비투자 여건이 지난해보다 더 나빠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본 업체는 각각 23%, 8%에 불과했다.

특히 섬유업체 중 설비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올해 설비투자 규모에서는 52%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하겠다고 응답했고 27%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확대하겠다는 업체는 21%로 가장 적었다.

설비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들도 투자규모를 크게 잡지는 않아, 대다수인 83%가 지난해보다 투자액을 10% 늘리겠다는 수준에 그쳤다.

투자내용도 소극적이었다. 시설 유지 및 보수부문에 투자한다는 응답이 46%로 가장 많았고 자동화부문이나 연구개발분야에 투자하겠다는 업체는 각각 2%, 5% 밖에 되지 않아 질적 수준을 높이는 투자에는 미치지 못했다.

다만 신제품 생산을 위해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25%를 차지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와 제품 수명주기에 맞추려는 노력을 보여주었다.

이처럼 설비투자에 위축적인 것은 경제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66%)이 가장 큰 요인이지만 투자재원 조달금리가 높아서(13%), 금융기관의 대출 기피(6%), 정부의 각종 규제(2%) 등을 꼽은 업체도 적잖아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요소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대구상의 박의병 기획조사부장은 "본격적인 투자계획이 내년까지에도 없다는 업체가 50%나 돼 아직 투자 마인드가 얼어붙어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세제 혜택 부여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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