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고결을 상징하는 매화는 바로 우리 선조들의 삶의 방식이었습니다. 청초한 모습과 은은한 향에 젖다보면 마음의 욕심이 다 사라지지요".
경북지사, 산림청장, 내무부장관, 건교부 장관 등을 역임한 이상희 전 대구시장이 매화를 통해 한국인의심성과 한국문화를 해박하게 정리한 '매화'(넥서스BOOKS)를 출간했다.이미 '꽃으로 보는 한국문화 1.2.3', '우리 꽃문화 답사기' 등을 낸 저자는 매화를 때로는 식물학자로, 때로는 역사가로, 또 때로는 수필가로 변신해 가며 설명하고 찬미한다.
"매화의 문화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 것이지요. 매화의 연혁과 우리 조상들이 매화를 특히 사랑했던 이유, 문학·회화·문양·민속·설화 등에 나타난 매화의 모습, 중국의 매화문화와 함께 매실의 효용 등매화의 문화와 관련되는 모든 분야에 걸쳐 깊이있게 살펴보려고 했는데 이같은 당초 의도가 관련자료 부족과 연찬부족으로 그리다만 그림마냥 되고 말았네요".
그러나 이는 지극히 겸손한 표현이다. 이 전 시장이 낸 '매화'는 매화의 학술명에서부터 관련 각종 자료와 사진까지 곁들인 550쪽이라는 방대한 분량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매화와 관련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서까지 아주 정확하고 섬세하게 만들어져 저자가 '매화'와 관련된 자료를 얼마나 열성적으로 확보하고 그를 풀어썼는지 대번에 느낄 수 있다.
사실 이씨는 매화를 닮았다. 정치부기자로 있을적에 대구시장 선거에서 시장감으로 정당마다 탐을 내며 거론되던 시기,그의 집에 전화를 걸어 심중을 떠보았다. 그랬더니 "공직을 떠난지가 언제인데, 무슨 가당찮은 얘기냐"며 고결한 기품을 불시에 드러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은 꽃이 화려하다 해서 정을 주진 않았어요. 꽃이 인간에게 어떤 도덕적인 교훈, 상징성을 줘야 가까이 두고 사랑한거지요. 군자들이 매화를 좋아한 것도 절개나 절의를 상징하기 때문이었거든요.
환매화를 보면 얼마나 청초합니까. 들여다 보면 내안의 욕심이 다 녹아 내립니다. 조상들이 매화를 세외가인(世外佳人), 세상 밖에 있는 아름다운 미인이라고 노래한 것도 어딘지 함부로 넘볼 수 없는 세속을 초월한 신비와 바닥모를 깊이를지니고 있기 때문이죠".
배홍락기자 bhr22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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