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다양성 부족 재확인

입력 2002-01-21 12:19:00

한국은 20일 미국전에서 다양한 공격력의 부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거스 히딩크 감독이 올해 대표팀운영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다양한 공격루트의 개발을 꼽았으나 이날 경기에서 만족스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국은 이천수(고려대), 최태욱(안양) 등 두 날개공격수를 이용한 3-4-3시스템으로 나섰던 지난달 서귀포 친선경기와는 달리 이천수를 가운데 미드필더로 두고 차두리(고려대)와 최용수(이치하라)를 투톱으로 기용한 3-5-2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히딩크 감독은 뛰어난 측면돌파력을 지닌 이천수를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세우고 그에게 최전방으로 이어지는 다양한 공격루트를 만들 것을 주문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천수는 지난 17일 미국프로축구 LA갤럭시와의 경기에서도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천수를 통한 중앙공격이 효과를 보지 못하면서 한국의 주 공격루트였던 측면 플레이도 동반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즉 좌우 측면공격을 맡은 이을용(부천)과 박지성(교토)이 이천수와 최태욱이 해냈던 빠른 측면돌파를 소화하지 못해 몇차례 측면돌파에 이어 날카로운 센터링을 올렸던 미국의 에디 루이스, 랜던 도노반과 대조를 보였다.

고질병인 골결정력의 부재 또한 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비록 송종국의 통렬한 중거리슛이 터지긴 했지만 이날 한국의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차두리와 최용수는 각각 전반 30분과 후반 23분께 결정적인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것을 비롯해 몇차례 좋은 기회를 날려버려 아쉬움을 더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수비와 골결정력에서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의 로즈볼구장에서 벌어진 북중미골드컵 축구대회 미국과의 1차전에서 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으나 상대 역습에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전술이 무너지면서 1대2로 패했다.

한국은 이로써 미국과의 상대 전적에서 5승2무2무로 앞섰지만 지난해 12월 서귀포 친선경기(1대0 승)에 이어 원정에서의 승리로 6월10일 대구에서의 본선 대결을 앞두고 심리적 우위를 점한다는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또 히딩크호의 국가대표간 성적표는 9승4무6패가 됐다.이날 한국은 최전방에 최용수와 차두리를 투톱에, 이천수를 플레이메이커에 기용하고 이을용-김남일-송종국-박지성으로 미드필드진을 구성했다. 수비진은 김태영-유상철-최진철의 스리백을 가동했다.

미국은 랜던 도노반과 브라이언 맥브라이드를 최전방에 내세운 4-4-2시스템으로 맞섰다.한국은 전반 7분 최용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기회를 잡았으나 유상철이 실축, 선제 골을 놓쳤다.

이후에도 한국은 미드필드에서의 우위로 경기 주도권을 잡았으나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했고 미국의 반격에 一자수비가 뚫리면서 먼저 실점했다. 전반 35분 미국의 21세 신예 도노반은 민첩한 움직임으로 한국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고 단독 드리블, 골키퍼 이운재의 키를 넘기는 슛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한국은 3분 뒤 송종국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통쾌한 30m 중거리슛으로 골문을 갈라 1대1로 균형을 잡았다.

그러나 후반 10분 한국은 다시 一자수비가 무너지면서 최진철이 도노반을 손으로 잡아 퇴장당했다.

수적 열세에도 한국은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인저리타임때 최진철의 자리인 오른쪽이 뚫리며 결승골을 허용했다. 후반 47분 미국의 19세 공격수 비슬리는 커닝햄이 밀어준 볼을 왼발로 강슛,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은 24일 쿠바와 예선 마지막경기를 갖는다.

A조경기에서는 멕시코가 전반 31분 하이르 가르시아의 골로 엘살바도르를 1대0으로 물리쳤다.

◇20일 전적

△A조

멕시코(1승) 1- 엘살바도르(1패)

▲득점=하이르 가르시아(전31분,멕시코)

△B조

미국(1승) 2-1 한국(1패)

▲득점=도노반(전35분) 비슬리(후47분, 이상 미국) 송종국(전38분,한국)

20일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미국과의 예선 1차전에서 0대1로 뒤진 전반 38분 동점골을 터뜨린 송종국(23·부산).

연세대 시절 고질적인 발목부상으로 빛을 내지 못했던 송종국은 지난 해 2월 열린 두바이 4개국친선대회 UAE전에서 동점골로 A매치 첫 골을 기록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의 두터운 신임속에 기량이 급성장했다.

지난 해 11월 크로아티아, 세네갈과 가진 3차례 평가전에서 대표팀의 중앙수비수로 기용돼 두드러진 활약을 펼쳤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선정한 '11월의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175㎝, 71㎏의 평범한 체격인 송종국은 여러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만능선수다.

지칠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슈팅과 과감한 돌파력, 기민한 볼배급, 안정된 대인마크능력 등을 고루 갖춘 송종국은 주 포지션인 중앙수비수 뿐만 아니라 오른쪽 미들필더와 수비형 미들필더로도 기용된다.

이날 미국전에서 송종국은 전반전을 수비형 미들필더로 시작해 통렬한 중거리슛을 성공시켰고 후반 10분 수비수 최진철이 퇴장당하자 중앙 수비수로 변신,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또 투톱 역할을 했던 차두리가 수비수 김상식으로 교체된 후반 37분부터는 다시 미들필드로 복귀해 한국의 막판 공격을 이끌었다.

상황에 따라 적시적소에 기용할 수 있다보니 히딩크 감독의 신임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다만 송종국에게 아쉬운 점은 대표경력이 일천하면서 빚어지는 경험 부족.

전문가들은 송종국이 경기운영능력을 향상시켜 월드컵 본선에서 16강 진출의 원동력이 되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