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의 2002학년도 대입 합격자 발표 결과 수능 총점 석차 미공개로 하향 지원한 고득점자들이 불합격하거나 눈치작전을 벌인 수험생들이 낮은 점수로 합격하는 사태가 속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올 입시에서는 총점 분포를 파악하지 못한 입시기관들의 예상 잣대가 제각각이었는데다 의.약.한의예과 열풍이 더해지면서 결과는 더욱 빗나가 수험생과 교사들 사이에서는 '잣대 무용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종전 강세를 보이던 컴퓨터공학과, 전기전자컴퓨터학부 등 이.공계열 학과는 입시기관들의 예상보다 20점 이상 떨어진 반면 간호학과, 수의예과 등이 이들 학과를 앞지르는 현상을 보였다.
상위권 수험생들의 의대 진학 열풍에 따라 대학마다 의예과의 합격선도 천정부지로 치솟아 표준점수 377점대로 예상되던 연세대 의예과에 380점대 수험생들이 후보에조차 들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또 교차지원으로 인문계 상위권 수험생들이 대거 지방 국립대나 사립대 의대로 이탈함에 따라 연.고대 등의 일부 인문계열 상위권 학과 합격선이 예상보다 5점 이상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에 이어 총점 석차까지 미공개한 입시 당국과 함께 근거도 불확실한 잣대를 마구 발표한 입시기관들까지 싸잡아 비난하며 신뢰할 수 있는 입시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린 고3생은 "입시기관들의 예상보다 5점 이상 낮춰 지원했는데 후보 명단에도 없어 재수를 결심했다"면서 "재수를 해도 올해처럼 혼란스럽다면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교사들 역시 잇따른 합격자 발표 결과를 받아들고는 아연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고3 담당 교사는 "눈치작전을 잘 벌여 이.공계열이나 인문계 상위권 학과에 많은 합격자를 낸 교사도 있지만 올해 진학지도는 실패했다는 게 대부분"이라면서 "내년 입시도 올해와 다를 게 없어 편법이나 눈치를 가르쳐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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